차기총리로 내정된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가 10일 경제정책 운용방향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70, 80년대 '포철신화'를 일궈낸 주인공이자 새 정부 출범이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도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극복한 주역답게 향후 '경제총리'로서의 행보에 의욕을 보였다.
특히 박 총재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존경하는 재상으로 영국의 소(小) 피트를 꼽으며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제2의 도약기를 이룩하는 데 일조하는 '부국강병 총리'로서 기록되기를 원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소(小) 피트는 아버지인 대(大) 피트에 이어 18세기말과 19세기초 두차례에 걸쳐 영국의 총리로 재직하면서 재정 건전화, 관세 경감 등을 통해 영국의 산업부흥을이뤄낸 명재상이다.
특히 박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초고속 정보통신망(정보고속고로) 구축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철강을 했으면서 정보통신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92년 포항제철 건설을 완료한 뒤 초고속통신망을 깔려고 포스데이터를 만들었는데, 내가 없을 때(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아 일본에 외유 중일때) 성격이 변질됐다"고 말했다.
평생 '쇠'에 쏟아부은 정열을 이제는 미래산업인 정보통신 분야로 눈을 돌리겠다는 얘기다.
박 총재는 또 "기업구조조정은 계속해야 하며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가능한 범위내에서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며 기업구조조정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박 총재는 포항제철사장을 겸하고 있던 지난 90년 산하 연구소에 용역을 줘 일본의 재벌해체 과정을 연구토록 했을 정도로 기업구조조정, 특히 재벌개혁에 일가견이 있다.
아울러 박 총재는 "새 밀레니엄 시대에는 성장론과 분배론의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그래도 성장없이는…"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전제로 한 분배정의 실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총재는 '과천 경제팀에서 긴장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긴장할 필요가 없다"면서 "현재 잘 하고 있지 않느냐. 1년에 10% 성장시키는데…"라며 경제부처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할 뜻을 비쳤다.
아울러 박 총재는 개각문제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내가 의견을 내는 것은 결례"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있고 총리가 바뀌니까 대통령께서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같은 박 총재의 경제관으로 미뤄 볼 때 그는 기존의 총리들과는 달리 경제 각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정책 운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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