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옷사건의 주범으로 신동아의 이형자씨만을 구속하고 마무리 지은건 유감이다.
이 사건의 결말을 지켜본 국민들 입장에선 검찰의 결론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동의를 표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왜냐하면 우선 이 사건은 경찰내사-검찰-청문회-특검-대검 등으로 이어지면서 수사주체에 따라 결론이 달랐다. 이른바 '네 여인들'의 얘기중 어느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론은 확연히 달라졌을 만큼 수사주체간에도 '견해의 차이'를 현격하게 드러낸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옷사건은 전국민들이 '배심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 청문회 과정을 다 지켜본 국민들의 시각엔 정씨와 연씨의 거짓말에 무게를 둔 것은 물론 이들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까지 느꼈던게 현실이었다. 국민을 우롱한다는 극언까지 나올 정도였다. 대검이 나름대로 수사를 한 것이지만 우선이 사건에 관한한 수사에 직접 참여한 것이나 다름없는 '국민들의 심증'을 무시하고 그와 정반대의 결론을 낸 것은 '건전한 상식'에서 벗어났다는 걸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확증이 없이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라면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네 여인' 모두를 불구속 처리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게 순리다. 그런데 이같은 순리를 무시하고 이씨만을 구속한건 김태정·박주선씨의 구속에 근거한 검찰의 보복이라는 오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이형자씨는 국회고발 과정에서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 사안인데다 대통령이 이 사건을 '실패한 로비'라고 강조한 그 틀에 '짜맞춘 수사'라는 비난의 소지도 없지않다. 솔직히 남편이 구속될 판국에 어느 아내가 백방으로 손을 쓰지 않을 국민이 있겠는가. 이건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설사 로비가 있었다해도 받는 대상이 거절하면 될일이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게 우리의 '국민정서'가 아닌가. 또 로비가 있었고 그게 죄줄만큼 심했다면 그 로비자체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왜 이른바 '이형자 리스트'라는 폭발력을 지닌 신동아 로비수사는 슬그머니 지나쳐 버리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영장담당판사도 형사소송 절차에 관한 견해만 밝힐일이지 누구는 어떻고 하는식의 본안사건의 성격까지 거론하는 건 엉뚱한 오해를 사기가 십상이란 점도 지적받을 일이다.
따라서 '이형자 구속'은 어느모로 보나 검찰에 득될게 없는 '독선에 가까운 수사결론'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검찰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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