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3총선을 뛴다-대구 달성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결'로 일컬어지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던 지난 98년 4·3 보선에 이어 다시 한나라당의 박근혜 의원과 국민회의의 엄삼탁 부총재 간 재대결이 확실시 되는 지역이다. 이번에는 엄 부총재가 소속 정당인 국민회의가 새천년 민주당으로 창당됨에 따라 소속 정당의 간판이 바뀌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박 의원은 그 동안 전국적인 대중적 인기를 살릴 수 있는 비례대표설과 지역구 구미 이동설 등에 휘말리며 지역구 관리에 애를 먹기도 했으나 본인의 달성 고수 의사 재확인으로 안착하는 분위기다. 또 최근에는 지구당 조직도 정비, 본격적인 총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박 의원 측은 최근의 지역 분위기가 4·3 보선 당시보다 더 한나라당 쪽에 우호적이라고 보고 이를 선거 때 까지 유지해 나가는 것을 최대의 선거전략으로 꼽고 있다. 조직이나 자금 등에서 열세이긴 하지만 지역의 밑바닥 정서가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박정희-박근혜 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3 보선에서 접전을 벌일 것이라던 예상을 벗어나 참패한 엄 부총재는 낙선 이후 잠시도 쉬지 않고 꾸준히 지역구 활동을 벌여왔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 여당 소속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 지역구 민원 해결사로 자처하며 달성을 위해 발벗고 뛰어 왔다는 점에서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달성에서 태어나서 달성에서 자라나 달성을 위해 일하고 달성에 뼈를 묻을 영원한 달성사람임을 강조하는 엄 부총재는 오랜 지역 연고와 각종 학·지연 그리고 우세한 자금·조직력을 바탕으로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의 대결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 다른 후보자들이 끼어들 여지가 적은 것도 달성 지역 선거판의 특징이다. 물론 한국신당 등 새로운 정치적 시도가 이 지역에서도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섣불리 점칠 수 없으나 제3의 후보자를 굳이 거론한다면 양시영 전 달성군수 정도가 있다. 양 전 군수는 주위의 권유도 없지 않고 신당 등에서도 영입 교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정치판 자체가 유동적이라며 확실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실체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새천년 민주당의 후보로 엄 부총재 대신 현소환 전 연합통신사장을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도 나돈다. 그러나 이는 국민회의나 신당 내부의 반(反) 엄 부총재 세력의 '발전'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또 지역에서 반 여당 정서가 워낙 거세다는 점에서 박근혜 의원이 지키고 있는 이 지역에서 현 전 사장이 여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한편 이 지역의 또다른 관심사는 상의회장을 맡고 있는 하영태 견직물조합 이사장의 비례대표 진출설이다. 최근 여야 각 정당 주변에서는 섬유업계 대표적 인사로 하 이사장의 비례대표 가능성에 대해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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