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기획사들 연대 '경쟁속 협력' 움직임

대구의 공연기획사들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쟁관계의 이들이 연대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공연계 안팎의 '악재'들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대의' 때문. 예를 들어 높은 공연장 대관료, 불합리한 대관 관행, 높은 개런티 등 내외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보자는 것이다.

우선 비공식적인 모임인 '공연기획자 모임'(가칭)을 만들어 유기적으로 협조한다는 계획. C, K, S등 기획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1, 2월중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과열 경쟁에 따른 개런티 상승을 없애자는 것은 기획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기획사들이 난립하면서 공연물 유치경쟁이 극심했다. 성사단계에 돈다발을 들고 치고 들어가는 일도 허다했다. 결국 개런티만 높여 이를 관객들에게 전가시키거나, 공연의 부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 대중문화 공연에 대한 대관료 관행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 대중문화 공연은 특성상 1천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해야 수지 타산을 맞출 수 있는데 이런 공연장은 대구 시민회관과 대구문예회관, 경북대 대강당 등 3곳 뿐이다.

시민회관과 문예회관은 그동안 '흥행성 있는 오락성 관람물 공연시 수입액의 30%를 사용료로 징수한다'는 대구시 조례 때문에 공연 자체가 불가능했다. 시민회관의 경우 대구시설관리공단으로 운영주체가 이양되면서 대관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공연이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대중가수의 콘서트가 자주 열리는 경북대 대강당도 학교측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면서 기획사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공식적인 대관료 60만원의 10배에 이르는 500만원에서 1천만원의 '학교발전기금'외에 최근 경북대 학생의 경우 50% 할인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후보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기획사들의 압박감이 도를 더하고 있다.

컴미디어의 김현씨는 "기획자 모임은 공연에 대한 이러한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공동대처하고, 적정한 개런티를 주고 공연물을 유치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기획사들의 경우 그동안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연대해 왔고, 흥행업의 속성상 이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공연기획자 모임'의 발족은 '대의'를 한데 모으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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