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해의 세계 최대 뉴스는 미국에서 일어난 AOL과 타임워너의 기업합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일간지들이 이 사실을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는 사실때문에 세계인이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다. 우선 두 기업이 합친 가치가 우리나라의 1년총생산(GDP)과 맞먹는 3천700억달러로 기업합병사상 최대규모란 것 하나만으로도 이같은 경제적 사건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조차 벌린 입을 다물지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합병은 그런 물량적 규모보다 21세기와 새천년의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던진다. 98년 포천 500대기업에도 끼지못했던 인터넷 접속 서비스회사인 AOL이 잡지·영화·음반 등의 콘텐츠 제작을 통해 자기회사 매출액의 5배에 이르는 세계굴지의 공룡같은 타임워너사를 수하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 화두인 것이다. 새 시대는 인터넷이 주도한다는 사실과 시사주간지 타임을 발간하는 '구 미디어'의 제왕마저 신 미디어에 손을 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실감나게 일깨워준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세계적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야후가 월트디즈니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국 최대의 케이블 업체인 AT&T도 야후와 제휴를 서두르는 등 정보통신 업계의 합종연횡으로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국내에서도 재일교포 손정의씨의 투자선언으로 긴장감이 높아진 벤처업계가 이에 맞서 토종벤처펀드를 서두른다는 소식은 신기술사회의 국경없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말해준다.▲신기술사회의 전국시대에 대구·경북권의 모습은 아직 윤곽이 확실치 않다. 대구시·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계획과 자금지원 청사진을 내놓고있지만 아직 열기가 오르지 않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지역민이 이 전쟁에 살아남기 위해선 대구테크노파크가 제안한 파이 프랜 실행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절박감을 느낀다.
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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