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역구 출마문제가 당의 총선전략과 맞물려 찬반양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규택(李揆澤) 수석부총무는 12일 오전 총재단 및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총재의 지역구 출마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게 수도권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공식문제를 제기했다.
당내에서 찬반양론이 엇갈린 채 물밑에서 논의돼온 이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주가 지역구인 이 부총무는 "돈도 권력도 없는 야당은 바람에 의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재가 지역구에 볼모로 잡히는 것은 엄청난 패배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3대 총선에서 김영삼(金泳三) 통일민주당 총재가 부산에 잡혀있는 바람에 자신이 1천600표차로 석패했고, 15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이기택(李基澤) 김원기(金元基) 공동대표가 지역구에 묶이는 바람에 수도권에서 참패했다며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다.
이 부총무는 나아가 "장수는 구국전선에 나가서 싸워야지 안방에 묶여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송파갑은 다른 좋은 사람에게 맡겨도 충분히 여당후보를 이길 수 있다"며 거듭 이 총재에게 지역구 포기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알았다"고 일단 이 부총무의 입을 막았으나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지역구 부담을 벗어나 전국 지원유세에 나서라는 수도권 등 소속의원들의 주장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선뜻 받아들일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6·3재선거에서 당선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데다 자칫 여당후보인 김성순(金聖順) 구청장이 두려워 피했다는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이 총재가 즉각 맹형규(孟亨奎) 비서실장을 통해 "송파갑 지역구출마는 지역주민들과의 굳은 약속이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 총재의 확고한 의지"라며 일단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사정에서다.
이 총재로서는 선대위원장 선정문제도 또다른 고민거리다.
특히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인제(李仁濟) 당무위원이 새 천년 민주당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 총재가 동격의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수도권에 바람을 일으킬만한, 특히 이 위원의 대중성에 견줄만한 마땅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 총재측은 고민하고 있다.
결국 이 총재의 지역구 출마 및 선대위원장 선정문제는 내주에 구성될 공천심사위에 떠넘기는 형식을 취하며 당안팎 여론의 동향을 마지막까지 저울질하는 이 총재특유의 '시간끌기'작전으로 넘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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