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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28차 문제 총평

28차 문제는 '역으로 생각하기' 즉, '비판적 사고'와 관련되는 전형적 문제이다.

모든 논리와 사고는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갖고 있지만 또한 나름대로의 허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논술에서 상식을 뛰어넘는 논지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이런 허점들을 찾아내 뒤집어 생각해 보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뒤집어 생각한다는 것은 논의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확보해 두고 그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적 문제에 대해서는 그 문제가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사회적 문제라면 개인적 가치나 윤리, 혹은 이념적 판단과 연결시켜 보는 것이다.

2000학년도 대학별 논술고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인 탓인지 이번에는 2001학년도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작품응모가 많았다. 이 가운데 경명여자고등학교 2학년 장미영양의 글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아직 본격적으로 논술 공부를 하지 않았을텐데도 논술문을 구성하는 실력이 대단하다. 서론.본론.결론의 구별이 뚜렷하고, 각 단락별로 그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서론에서 화제도입을 바탕으로 망설 임없이 논제에 접근하는 솜씨가 돋보인다. 이로부터 글쓴이가 논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E.H 카의 말을 인용하여 자신이 펼칠 논지의 근거를 제시한 점도 좋다. 학생이 논지의 토대로 삼은 생각은 문학사회학적 입장에서 '흥부전'이 함의하고 있는 일련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려는 경우와 일치한다. 즉, 조선 후기의 새로운 현실 관계의 인식에 토대를 두고 흥부와 놀부를 재평가하는 입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새로운 가능성 모색의 한 가지 방법이 된다. 본론을 흥부에 대한 비판과 놀부에 대한 옹호의 두 단락으로 구성한 점은 좋다. 그런데 논지를 뒷받침하는 논거를 제시문과 관계없이 평소에 알고 있는 사실에서 구한 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논술문에서 제시문은 출제자의 의도를 반영하게 된다. 제시문 선정 과정을 생각해 보면 이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의 핵심을 파악하여 그것을 중심 논거로 삼고, 필요하면 그 밖의 논거로 확장하는 것이 좋다. 제시문 (나)의 내용은 그 자체가 흥부에 대한 비판이다. 제시문 (나)를 충분히 이해한 다음 그 핵심 내용을 흥부 비판과 놀부 옹호의 논거로 사용하면 좋겠다. 결론 단락 첫머리에 주제문을 배치해 논지가 선명해졌다. 그리고 주장에 대한 근거를 다시 제시하면서 글을 마무리한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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