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유값 폭등 배경과 전망

국제 원유가격이 새해 벽두부터 가파르게 뛰고 있다.

뉴욕시장 원유가는 14일 배럴당 28달러선을 넘어섰다. 91년 걸프전 이후 가장높은 수준이다. 뉴욕시장 유가는 지난 한 주 사이에 배럴당 3.35달러나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국제 유가가 곧 3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유가가 뛰는 이유는 한 가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오는 3월말로 끝나는 감산합의를 연장하려 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이라 석유 수요가 늘고 재고량이 줄어든 것도 유가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최근의 유가 상승은 이런 요인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OPEC의 동향에 자극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유가는 새 해 첫주엔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내렸다.

그러나 둘째주 들어서면서부터 OPEC회원국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감산합의 연장의사를 밝혔고 유가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OPEC회원국들은 14일 감산합의 연장을 아예 공식화했다.

OPEC 시장감시위원회(MMC)는 이날 빈에서 회의가 끝난뒤 "유동적인 시장 상황과 풍부한 원유재고량을 감안할 때 현행 감산합의를 만료 시한인 오는 3월 이후에도 계속 유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MMC는 오는 3월말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 이같은 의견의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OPEC의 감산합의 연장은 이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OPEC의 감산합의 연장은 고유가의 지속을 의미한다.

불과 1년전 배럴당 10달러에도 못미쳤던 국제 원유가는 지난해 3월 OPEC를 주축으로 한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아시아, 미국 등의 석유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을 줄이면 유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감산합의가 오는4월 이후까지 계속된다면 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OPEC이 자발적으로 감산합의를 풀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OPEC은 98년에 두 번씩이나 감산합의에 실패한뒤 지난해 3월 가까스로 합의 도출에 성공했다. 이 합의는 예상외의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일단 감산 약속이 깨지면 유가는 곤두박질치곤 했던게 과거의 경험이다.

그런점에서 OPEC은 합의가 내부로부터 와해되거나 더이상 유지될 수 없는 외압에 부딪치지 않는 한 기존의 감산합의를 고수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 1년 내내 감산합의가 이어지고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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