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게 전쟁이다. 지난 1500년 이래 세계적인 규모의 대전만 9개 였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세계화로 강대국 사이에 평화가 조성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도 러시아와 체첸이 엄동설한을 잊은채 전쟁에 골몰하고 있지 않는가. 21세기에 들어서도 전쟁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국가들이 더욱 늘어나고 그 국가들이 똑같이 권리를 인정받지 못할 때는 전쟁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핵무기가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세계대전같은 대규모전을 가리키는 것이지 국지적인 전쟁에서는 그다지 위력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전쟁을 세가지로 나누고 있다. 문명 사이의 경계선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첫째로 꼽는다. 문명간의 대립인 셈이다. 같은 문명 안에서 서로 으르렁대다 일으키는 전쟁이 둘째요 귀한 자원의 통제권을 놓고 벌어지는 전쟁이 그 세번째라는 것이다. 이중 우리가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문명이라는 이름을 걸치고 벌어지는 전쟁들이다. 중동전에 이어 그 대표적인것이 발칸반도의 코소보를 둘러싼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의 전쟁. 지금은 좀 잔잔한 편이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포연이 그칠 날이 없었다. 언제 또다시 터질지 모를 화약고다. 그 전쟁에서 이슬람교도와 크로아티아인을 상대로 살인과 약탈을 일삼았던 아르칸이 어저께 한 호텔을 나서다 총탄세례를 받고 암살됐다. 그는 그동안 인종백정, 발칸의 백정, 인종청소부 등 험악한 칭호가 붙었었고 이미 헤이그 국제전범재판소에 전범으로 기소돼 있었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아르칸은 이미 17세 때부터 감옥을 들락거리는 등 다양한 범죄 경력을 지니고 있었다. 은행강도도 했다. 그러나 전쟁통에 엄청난 부를 일궜고 세르비아인들은 국회의원이라는 권력도 쥐어 주었다. 그의 피살소식을 접한 알바니아인들은 역사의 심판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뒤다. 우리가 염려해야 할 우리 주위의 문명권에 대한 분쟁은 무얼까. 남사군도를 둘러싼 일본, 중국, 베트남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 긴장의 파고. 그 파고가 독도로 이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다부지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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