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거리를 질주하는 과적차량,
가슴에 붉은 페인트로
낙석조심이라고 써놓은 민둥산,
무거운 짐 진 자처럼 걸어가는 낙타는
어느 순간
제 무게를 주체하지 못하고 탈이 난다.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와르르 무너지고 부서져서
더 이상 나를 꿰어맞출 수 없을 때
비로소 내가 나일 수 있을 때
그때까지 절망하자
일광년이라던가
머나 먼 길을, 먼지의 입자가 되어
네가 내게로 온 것은
나 또한 너를 향해 가는 길
우리
조금만 더 절망하고
무거워지는 것을 허용하자
-〈대구의 詩〉중에서-
△대구출생
△한양대 국문과
△'민족과 문학''현대시'로 등단(1991)
△낭만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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