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그러진 성문화(3)-변태-퇴폐업소 기승

지난 13일 밤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원조교제 실태를 알아보던 취재팀은 황당한 일과 맞닥뜨렸다.

자신을 중3이라고 밝힌 대구의 한 여학생이 "오빠, 컴섹(컴퓨터 섹스) 좀 가르쳐 줄래요?"라고 요청(?)했다. "어린애가 무슨…"이라는 호통에도 그 학생은 "왜 그래요. 다들 하는데…"라며 접속을 끊었다.

회사원 이모(33. 대구시 산격동)씨는 일주일에 두차례 이상 컴섹을 하는 마니아(?)다. 그는 "10대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의 여자들과 밤늦게까지 음란한 말을 주고 받는다"고 털어놨다.

우리 사회도 외국의 저질 퇴폐문화를 닮아가고 있다. 우리 주변 환경을 볼 때,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 미국의 저급한 성문화가 여과없이 옮겨 올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돈만 있으면 성(性)을 사고 팔수 있는 사회….

자라나는 10대들의 성의식은 성인들의 그것을 고스란히 빼닮고 있다. 한 노래방 업주는 2, 3년전부터 방학만 되면 여학생들이 거의 매일 찾아와 아르바이트를 부탁해 돌려보내기 바쁘다고 한다. 이 업주는 "요즘 아이들이 주고받는 성적인 대화에 한번씩 깜짝 놀란다"면서 "내자식은 공부는 못해도 제발 저렇게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한 청소년단체 관계자는 "성문제에 있어 이젠 청소년들에게 보호나 선도라는 개념은 끝난 시대"라면서 "아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어른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이를 거리낌없이 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본을 보여주지 못하는데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성문화를 제시할 수는 없다.

유흥업소는 물론이고 이용소, 안마시술소, 터키탕, 출장안마, 티켓다방… 어른들이 성(性)을 접할수 있는 곳은 너무나 많다. 기존 업소에 비해 좀더 변태적이고 퇴폐적인 곳이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추세다.

대구시내에는 '대중화된 호스트바'도 있다. 20대 남성 접대부가 밀실에서 여성 손님의 시중을 든다.

김모(26)양은 "기존의 호스트바는 술집 종업원이 주고객인데 최근에는 주부로 보이는 30, 40대 손님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요즘들어 새로 등장한 스와핑(부부교환)이라는 용어도 충격을 준다. 지난달 취재팀은 성인사이트에서 '부부교환 원함'이라는 글을 올린 대구·경북 인근 거주자 13명에게 "우리도 동참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다. 당초 대부분 장난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답장이 온 사람이 무려 8명이었다. 그중 몇명은 취재팀과 전화 통화를 하고 구체적인 약속장소까지 정하겠다고 나섰다. 애인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하겠다는 이들이 많았지만 부부가 함께 오겠다는 이도 있었다.

지난 10월 한 인터넷사이트에는 경기도 분당의 한 부부가 자신들의 결혼사진, 신상명세와 함께 부부교환을 공개적으로 원하는 홈페이지를 제작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서울에는 이를 목적으로 하는 몇개의 모임까지 생겨났다고 하니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위험수위에 다달았음을 알수 있게 한다.

대구여성의 전화 최은숙(35)사무국장은 "10대 매매춘 근절은 성인 매매춘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건전해지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어른들의 도덕성이 먼저 회복돼야 한다는 얘기다

朴炳宣·金辰洙·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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