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벽두 우리의 화두는 서울의 한 여자 경찰서장이 선언한 미성년자 매매춘과의 전쟁이었다. '전쟁'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고있다.
미성년자 매매춘과의 전쟁을 보면서 '콜럼버스의 달걀'같이 문제해결에 이렇게 접근해가는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우리가 아직도 이러한 소식에 박수를 치면서 사회전체가 들뜨야 하느냐는 느낌도 감출수 없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매매춘으로 사회 전체 들썩
매매춘과의 전쟁이 의미없다는 것이 아니다. 새 천년이 열리기 전에 벌써 척결했어야 할 과제를 미적거리며 끌고온 아쉬움 때문이다.
우리가 과거의 숙제인 매매춘과의 전쟁으로 새천년을 연데 반해 미국은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미국 최대의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의 합병으로 새천년을 열었다.
정보화시대의 두주역인 인터넷과 미디어 그룹의 합병은 전세계 첨단 정보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파장은 예측을 불허할 정도다.
현상태에서도 별 문제가 없는 두기업의 자발적 합병의 목적은 말할것도 없이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가 되고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접하는 신선함의 뒤끝에 우리의 낙후성, 정체성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진다.
새해들어 대통령이 '새천년 새희망'이라는 신년사를 통해 다양한 새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귀담아 듣는 국민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았다. 공허한 소리로만 여기는 것 같다. 무엇 때문일까. 어제같이 정리해고, 급여삭감 등의 뼈저린 아픔을 겪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내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낙후성에 가슴 답답
인류사의 또 다른 한장을 여는 새천년의 첫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년 정초면 개인적 희망이나 포부를 담은 새해 설계를 그리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설계마저 그리는 사람이 많지않은 것 같다.
5년뒤, 10년뒤는 고사하고 당장 1년뒤, 반년뒤 자신의 모습조차 제대로 그릴수 없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짙게 휘감고 있는 때문일 것이다.
현실은 이런데 국가의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축, 개혁과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할 우리의 정치는 어떤가. 신뢰상실과 고질적 당리당략으로 국민에게 여전히 불신과 고통만 안겨주고있다.
엊그저께는 여야가 내놓고 유례없는 선거법 개악을 추진하다 여론의 거센 비난에 부딪혀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개혁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낙인찍혔다.
◈개혁도 기회 놓치지 말아야
이미 개혁과 변화가 생존의 절대적 패러다임이 돼버린 우리사회. 그러나 개혁과 변화는 구호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개발로 변화에 순응해나가면 희망이 보이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너지 효과는 그러한 분위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같은 분위기 조성은 정치권이 제1차로 져야할 몫이다.
새 천년 새해는 그 상징성만으로도 IMF라는 엄청난 시련을 겪은 우리가 새로운 각오를 다질수있는 절호의 기회다. 설레임과 기대속에 밝은 새천년의 첫달도 잠깐사이 절반너머 지나갔다. 정치의 개혁, 사회의 개혁 등과 함께 스스로의 개혁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池國鉉.편집2부장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