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3 총선을 뛴다-대구 남

역대 총선에서 대구에서는 가장 많은 후보가 출전했던 지역답게 이번에도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만 놓고 볼 때 이곳은 무려 5대1의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본선에서 당의 간판을 내걸 수 있을 정도다. 여권 신당인 새천년 민주당도 이곳에서는 2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각당의 공천심사인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이전인 지금 이 지역의 경쟁률은 9대1이나 된다.

건교부장관과 자민련 원내총무 등 화려한 이력을 쌓은 이정무 의원은 거센 지역의 반여(反與)정서를 거론하는 주변의 끊임없는 탈당 권유에 속앓이가 심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대선 때도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꿋꿋이 지켜온 당적을 단순히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헌신짝 버리듯 하는 행태는 명분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며 물리치고 있다.

그는 또 12년간 인간적 신뢰로 맺어 온 선거구 사람들이 이정무 개인의 사조직화 돼 어지간한 역풍은 이겨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당직과 입각 등 서울 정치에 바빴던 탓에 지역에는 부인을 상주시키며 4년을 보냈다며 본선에서 저력이 발휘될 것으로 믿고 있다.

완전한 총선구도가 갖춰지기 전인 현재로서는 한나라당의 공천 향배가 이 지역 최대 관심사다. 특히 이곳은 한나라당의 경우 이기택 고문이 지분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KT의 '낙점'이 곧 공천으로 간주되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 때 나돌았던 중량급 인사 영입설도 주춤한 상태다. 이회창 총재나 김윤환 고문 등도 KT지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정상태 위원장은 자신이 KT계보원이라는 점을 들어 위원장직 유지는 불변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15대 대선 때부터 지구당을 관리해 온 기득권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신청자들은 저마다 북아현동(이 고문의 집)의 결심을 얻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신상우 국회부의장 비서관으로 신 부의장을 통해 이 고문에게 추천된 신동철씨는 과거 통일민주당 시절(김동영 전의원 비서관)부터의 연을 내세우며 가장 젊은 한나라당 공천자가 될 것을 자신하고 있다. 대봉초등과 경복중의 인맥도 신씨가 자랑하는 자산이다. 신씨는 김해석 전의원의 기간 조직도 인수받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삼옥씨도 인물론으로 나올 이 의원에게 맞설 수 있는 학력·경력의 소유자라는 점을 내세운다. 1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이곳에 출마한 적이 있는 박씨는 적자에 허덕이던 스포츠TV를 흑자로 전환시킨 경영마인드도 21세기 정치에 필요한 요소라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김형렬씨는 사무처 요원으로 출발, 중앙당과 경북도지부 간부를 지내는 등의 짧지 않은 정치 이력과 당 공헌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씨는 지역관리를 위해 중앙당 근무를 마다하고 지역에 내려온 케이스. 영선초등·대구중의 인맥도 힘이 되고 있다. 구본건씨는 5, 6년 전부터 관리해 온 약 5천명 규모의 정예 사조직과 관내에 있는 사업체 등을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구씨는 남구의원 경력과 청년회의소 활동이 밑거름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에도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인 조현국씨와 국민신당 출신인 양동석씨가 공천 신청을 했다. 조씨는 민주당 공천 이외의 길은 모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씨의 경우 국민신당 등 더 열악한 환경도 헤쳐나온 만큼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라도 심판을 받겠다는 결연한 자세다.

여기에다 신진욱 전의원의 아들인 신철원씨도 어느 정당도 기웃거리지 않는 순수 무소속임을 강조하며 15대 총선에서 이곳에 출마했던 아버지의 지역구를 이어 받아 젊은 혈기를 바탕으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협성재단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정치 1·2부, 사회 2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