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천년 들어 출산혁명

최근 SBS TV가 뮤지컬가수 최정원씨의 수중분만을 포함한 '출산 혁명'을 다룬 것을 계기로 삭막한 병원출산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출산 혁명'을 이룬 사례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또 방송에서 다룬 '출산 혁명'의 상당한 내용들이 십수년전까지 이뤄졌던 전통출산법을 쏙 빼닮아 이제는 '출산문화'를 다시 생각해야할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구 현대병원 김규화(35) 방사선과장은 두 아이를 모두 시어머니(이옥기씨)가 운영하는 일신조산원에서 낳았다.

"정상분만인데 병원에 가서도 다 틀어서 놓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시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조산원에 설치된 '버징체어'에 앉아서 소리한번 지르지 않고 웃으면서 행복하게 낳았다. 수평으로 눕는 침대가 아니라 마치 하이테크 의자처럼 생겨서 엉덩이가 쑥 들어가도록 돼있는 버징체어는 반쯤 앉은 자세여서 산모들이 힘을 쓰기에 매우 합리적으로 돼있다.

첫아이와 마찬가지로 둘째 아이를 낳을때도 남편(동산병원 산부인과 조치흥 교수)이 출산현장에 동참한 것은 물론 딸까지 따라와서 출산현장에 동참했다. 사진도 많이 찍어두었다. 어머니의 출산현장을 경험한 김씨의 딸은 "아기가 어디에서 나와?"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많은 엄마들처럼 "배꼽으로 아기가 나온다"고 둘러댈 필요도 없다.

"고통을 별로 느끼지 않고 참 편하게, 모두들 지켜보는 축복가운데 아기를 낳았어요"

딱딱한 평면침대에 누워서 출산한 대부분의 산모들이 '끔찍한 고통'을 호소하는 것과 정반대로 두차례나 행복한 출산을 경험한 김 과장은 우리네 출산문화를 되짚어봐야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최근 출산한 대구내일신문 문화센터(임산부 기체조교실 운영) 한혜연씨는 자신의 출산 전과정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아서 청소년성교육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일본조산원에서 출산순간까지 산모가 고통을 잊도록 노래를 부르게하는 방법은 우리나라도 다 행하던 것입니다"

대구조산협회 박미주 부회장은 라마즈호흡법, 연상법, 이완법 등을 활용해서 산모들의 자력출산을 돕고 있으나 절대다수의 산모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80년대에는 한달에 150명씩(연간 1천800여명) 아기를 받았어요. 그래도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습니다. 산모들이 자력으로 출산하도록 돕고, 임신한 순간부터 부부가 함께 호흡법을 배우고 마사지를 해주면서 생명의 탄생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 대구조산협회장 이옥기씨는 "일본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가족분만이 보편화돼있다"면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출산문화에 부응하기 위해 출산준비교실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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