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지기 시작하면 당사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발모촉진제를 사용한다든가 가발을 써 보지만 스트레스를 떨칠 수 없기는 마찬가지. 발모촉진제나 획기적인 대머리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관련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쩌면 뉴밀레니엄에는 현대의학으로 대머리를 완전히 없애 세계 각국에 결성돼 있는 독두회(禿頭會)의 존재 의미가 완전히 없어지는 반면 희소가치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탈모제가 큰 인기를 끄는 날이 올런지도 모릅니다"
지난 94년 모발 생장점이 모근의 중간지점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제1회 국제모발외과학회 대상'을 수상한 대머리 연구의 대가인 경북대 의대 김정철(金政澈.41.면역학교실) 교수. 그는 새 천년 벽두에 "대머리 유전자 치료법 개발을 위한 막바지 연구단계에 돌입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수개월, 수년내에 전 세계 수억명의 대머리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그의 연구는 탈모 문제로 고민해 온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벌써부터 설레이게 하고 있다.
번쩍이는 대머리를 머리카락으로 뒤덮고 팔.다리에 난 무성한 털을 간단하게 없애버리는 치료법의 개발을 위해 10년째 머리를 싸매고 있는 그는 전세계의 모발 연구 대가 3, 4명중 대머리 부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학자다.
수년간 연구 끝에 지난 93년 대머리 환자의 머리 뒷부분 머리카락을 탈모 부위에 한올한올 이식하는 '모속식모술'을 개발, '유럽발모학회'금상을 받았던 그는 새 천년에는 대머리는 물론 그 반대인 다모증(多毛症) 환자들의 고민을 유전공학적으로 반드시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다.
모속식모술은 대머리가 안되는 머리 뒷부분을 마취하고 두피의 일부를 잘라내 모근(毛根)을 1~5개로 이뤄진 단위로 모속을 분리한 뒤 식모기에 올려 한번에 1천300여개 정도씩 심는 것으로 미국서 성행중인 한구멍에 3~8개의 머리카락을 심는 '미니그래프트'라는 모발이식술보다 발전된 방식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천종의 모발 유전자를 보유,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이끄는 경북대 의대 교사(校舍) 2층에 위치한 200여평 규모의 '모발연구센터'는 그야말로 모발의 기초적.임상적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임을 자랑한다.
'모발연구센터'에서는 2천여종의 모발관련 유전자로 유전자칩(DNA chip)을 제작해 정상인과 대머리 환자의 유전자 차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남성호르몬이 어떤 유전자를 생기게 해 대머리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에는 큰 성과를 얻어 탈모증 완전 치료에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대머리 환자에게는 머리카락은 빠져도 수염은 오히려 더 잘 자란다는 사실에 착안, 탈모 부위와 수염의 모근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발현에 차이가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 임상실험 전단계인 동물실험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유전자 정보 분석 등을 통해 현재까지 확보한 3천여종의 모발 유전자를 쥐에 넣어 반응을 검사하는 임상실험 과정이다.
수염에서 많이 나타나는 유전자를 쥐에 넣어 털이 많이 날 경우 결국 대머리의 유전자 치료 길이 활짝 열리게 된다는 풀이다. 반대로 대머리에서 많이 생기는 유전자를 넣은 쥐에서 털이 나지 않거나 가늘어지면 미국시장에서만 7조원에 이르는 '제모제' 개발에 또 다른 희소식을 알려줄 수 있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는 또 사람의 수염에서 모근 세포가 훨씬 분화가 잘 된다는 사실에 착안, 분화촉진제와 분화유도제를 대머리에 넣어 발모를 촉진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모발이식술의 현주소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오는 10월 전세계의 저명한 모발이식 연구가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제 모발이식 워크숍'을 대구에 유치한 그는 나이가 들면서 희게 변하는 머리카락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흰 머리를 만드는 세포가 있다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머지 않아 흰머리를 없애는 것은 물론 염색물질을 모근까지 주입, 머리 색깔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획기적인 암 치료를 위해 과학기술부가 2001년부터 10년간 연 100억원씩의 연구비를 투입, 추진중인 '21세기 프론티어 연구사업(위암.간암 유전자 요법치료 및 위암 진단용 칩 개발)' 참여자로도 결정돼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과학자임을 한번 더 과시하고 있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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