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첫 시행되는 제7차 교육과정

올해부터 제7차 교육과정이 초등학교부터 시작된다. 당장 오는 3월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학부모들은 종래의 방식으로 자녀의 공부를 도우려 해서는 혼란만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제7차 교육과정은 과거 지식 중심의 획일적 교육에서 실천중심의 다양한 체험 교육과 토론 학습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사들은 똑같은 교과서를 두고 학생 개개인의 이해나 성취도에 관계없이 가르쳤지만 이제는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다르게 가르치고 배우는 수준별 교육이 시행된다.

정일교 대구시 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은 "학생의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을 촉진할 수 있도록 열린 교육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바뀐 교육과정의 골자"라며 "학습부담이 줄어든 대신 실습이나 특별활동 등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학년 개념도 초등 1학년부터 고1까지를 10학년 단위로 바뀌어 수준별 교육을 시행하고 고교 2, 3학년은 선택과목 중심으로 학습이 진행된다. 초등 교육과정의 변화와 문제점을 알아본다.

▲단계형 수준별 교육초등 1, 2학년의 과목은 국어, 수학,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우리들은 1학년 등 6개. 이 가운데 수학과목이 해당된다.

수준에 따라 단계를 구분해 한 단계 학습을 마쳐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한 학기가 끝날 때 다음 단계로 진급하느냐, 해당 단계를 재이수(유급)하느냐가 결정된다.

이에 대한 판단은 교사가 하되 재이수자는 보충지도를 거쳐야 다음 단계로 진급할 수 있다. 대구시 교육청은 시행 첫해인 올해 경우 일단 1, 2학년 학생에 대해서는 진급이나 재이수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심화·보충형 수준별 교육국어, 사회, 과학, 영어 등 4개 과목이 해당된다. 일정한 단원을 배우고 나면 '되돌아보기'에서 학업수준을 평가받는다. 목표수준에 도달한 학생은 '더 나아가기' 즉 심화학습으로 발전하는 반면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보충학습을 받아야 한다. 해당 학습 단원에서 수준에 맞춰 교육이 이루어지므로 진급이나 재이수는 고려되지 않는다.

▲수준별 분반단계별 수업이나 심화·보충 학습을 위해 각 학교는 분반 또는 분단을 나눠 비슷한 수준의 학습집단을 편성한다. 학생들 사이에 우열을 나눔으로써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교사가 상·중·하 등으로 학급 전체를 구분한 뒤 집단별로 수준에 맞춰 수업하면 획일적 교육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시행 자체는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는 평가다.

▲학부모 역할 변화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근본적인 공부방법이 바뀐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은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교과서 체제가 문제를 내고 답을 맞히는 식이 아니라 답이 나오는 과정, 답이 나오는 이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식이 거의 사라진 대신 수업중 활동을 통해 스스로 공식을 발견하도록 교육과정이 짜여 있는 것. 학부모는 교과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놀이나 동작 등을 함께 하며 원리와 공식을 스스로 깨닫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치원은 이미 열린 교육과정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유치원을 보낸 경험이 있는 학부모라면 마찬가지 형태로 자녀의 공부를 도와주면 된다.

▲문제점당장 오는 3월부터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아직 교사들은 교과서도 보지 못한 상황. 18일에야 대구시 교육청 교과서 공급소에 몇몇 과목 교과서가 도착했다. 바뀐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연수는 있었지만 교과서를 중심으로 연간 교수학습 계획을 짜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첫 시행대상인 1, 2학년을 담당할 교사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초등교원 부족으로 올해도 기간제 교사가 대거 채용될 수밖에 없는 현실. 교사들은 교사와 학생 모두 혼란에 빠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큰 틀은 바뀐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되 구체적인 부분은 과거 교육과정 위주로 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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