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상 과학인가 비과학인가

관상 어디까지 과학인가.인생의 기로에서면 누구나 한 번쯤 알아보고 싶은 자신의 운명.관상은 얼마나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을까. 관상이 과학이라는 주장과 비과학이라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맞서왔다.관상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사람이 습관적으로 지었던 표정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람의 얼굴로 생활 환경과 연령, 정서 상태 등을 역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의 습관은 곧 성격이며 성격은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이다.관상가들은 "사람의 습관과 마음 씀씀이는 빠짐없이 얼굴에 기록되며 그것을 읽어 낼 수 있는 능력이 관상술이라" 고 주장한다. 얼굴빛을 근거로 개인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고 여기에 우주의 기(氣)를 접목, 미래를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관상서에는 얼굴이 검붉은 경우를 천한 상으로 판단하는데 이런 얼굴은 상공업 등 육체노동에 종사하게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사람이 늘 들끓는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은 산소 부족으로 모세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피멍든 것처럼 보인다. 또 성격과 신체적 특징은 유전형질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얼굴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현대 의학이 유전병 진단에 손금을 일부 자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 주장도 개연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론도 없지 않다. 명지대 최창석 교수(정보통신공학과)는 "한국인의 얼굴 특징을 분석한 결과 기후와 음식, 주거공간(내륙, 산간, 연안)에 따라 얼굴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약 60만년전 등장한 한국인의 조상이 남방계와 북방계로 격리돼 오랜 세월 환경에 적응하면서 얼굴 형태가 달라 졌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격리되었던 사람들이 한반도에 정착해 섞였을 뿐 얼굴로 성격을 유형화 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성격과 행동의 특성이 두개골 형태가 아닌 뇌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외피적 특징이 성격과 운명을 나타낸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해부학자들도 "자주 짓는 표정에 따라 얼굴 표정근육이 다르게 발달할 수 있지만 그것이 관상에서 말하는 얼굴빛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과학적 기초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한다. 성격유전자와 관상의 관련성에 대해 하지홍 교수(경북대 유전공학과)는 "염색체 상에 외모와 성격을 결정짓는 유전자가 가까이 연관돼 있을 때 성격이 외모로 나타날 수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아직 현대 과학이 인간 염색체의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유추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성격은 유전과 환경 등 여러 요소가 복합된 결과물이므로 유전적 요인만으로 구분 지을 수는 없다고 보았다. 관상학이 오랜 세월 경험과 직관에 의한 통계라고 하더라도 인과율이 검증되지 못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을 뿐 모두 거짓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중국의 전통관상서 '마의상법'을 비롯한 많은 관상서들은 '관상 좋은 것은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은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곧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 아름다운 얼굴 곧 좋은 관상을 얻는 비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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