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3총선을 뛴다-대구.경북 지역 출마예상자

◈대구 서갑.을

선거법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정도로 분구 유지냐 통합이냐를 놓고 관심을 집중시킨 지역이다. 여야 협상의 결과, 통합으로 결론이 났으나 민간이 참여하는 선거구획정위에서 선거구 문제를 다시 논의키로 해 아직 실낱같은 분구 유지의 불씨가 살아 있는 곳이다. 그러나 출마 예상자들은 서구 전체의 인구가 30만선 아래로 내려갈 때부터 통합을 예상하고 미리 조직을 정비하는 등 통합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곳은 또한 선거구가 하나로 통합될 경우 그에 따른 한나라당 공천의 향배에서도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지역이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고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강재섭.백승홍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국회의원 선수와 정치 경력 면에서는 강 의원이 고교 선배인 백 의원을 훨씬 앞선다. 강 의원은 대구지역 한나라당내 인사로는 유일한 3선으로 시지부장을 두 번째 맡고 있고 지역의 각종 선거에서 단골 선대본부장으로 대구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중앙 정치권에서도 대변인,국회법사위원장,원내총무 등을 맡는 등 이른바 '잘나가는' 지역 정치권의 차세대 기대주다. 때문에 강 의원 측은 백 의원과 공천대결을 벌이는 것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인물론과 순리론에 입각, 공천 결과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백 의원은 다선과 정치경력의 화려함이 공천의 기준이 아니며 국회의원은 의정활동 성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국회 출석률, 지역예산 챙기기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공천에서 만큼은 호락호락 물러날 태세가 아니다. 백 의원은 지역 현안 해결사를 자처하며 동분서주, 위천단지 문제로'백위천', 대구지하철 문제로 '백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며 '일꾼론'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회창 총재의 측근이라는 점도 백 의원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라는 평가다.드러내 놓고 싸우지는 않고 합리적인 결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두 진영 모두 공천 문제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너무 이 두 사람에게만 관심이 집중된 탓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는 있지만 이 곳에도 두 사람을 위협할 정도의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하다.

우선 40대 인사 두 명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해 놓고 있다. 대구중, 경북고 동기 동창인 강용진, 곽창규씨 두 사람은 모두 한나라당 부설의 여의도연구소에 몸을 담았거나 담고 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백 의원이 있는 서갑구에서다. 강 의원이 있는 서을구에는 경쟁자가 없다. 그러나 통합대상지역이므로 갑.을의 분리는 큰 의미가 없다.

강씨는 지난 15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위원장을 맡았다가 총선 이후 백 의원의 입당으로 위원장 직을 내주는 아픔을 겪었지만 당적을 버리지 않고 여의도연구소 재직시절 부터 지역에 생태정치연구소를 개설, 재기를 꿈꿔 왔다. 갑구에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한 그는 통합에 따른 대비책도 마련해 놓고 있으나 구체적 입장은 선거법이 통과되고 선거구가 최종 확정되면 밝힐 계획이다.

여의도연구소 경제연구실장직을 맡고 있는 곽씨는 선거구가 통합될 경우에도 끝까지 출마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곽씨는 최근 전국을 휩쓸고 있는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바람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경실련의 집행위원,국제국장,영문잡지 편집장 등의 경력을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전문가로서의 전문성에다 시민단체 경험이 있는 참신.개혁성을 함께 갖춘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 출신으로 새천년 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이헌철 위원장의 경우 선거구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년간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구에서 지구당위원장 직을 맡아 표밭을 일궈온 이 위원장은 각종 선거 결과 서구 지역에 민주당의 확고한 고정표가 확보돼 있다는 점에 착안, 여기에 젊고 참신한 새 인물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신에 대한 플러스 알파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후보가 난립할 경우의 '다자 필승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갑.을구의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으로 대구시의회 의장 경력을 지닌 최백영, 김상연씨가 있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자민련이 지역 유권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조만간 당적을 정리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대구.경북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대통합을 기치로 내걸 경우 동참할 생각이다. 그러나 '우후죽순'처럼 각종 정치세력이 난립할 경우는 무소속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는 7대 째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토박이라는 점에서 갑.을구 통합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일찌감치 서구 통합에 대비해 왔다는 김 위원장은 시의회 의장을 두 번이나 지내면서 넓힌 지명도와 갑.을구 분구 전 서구 구정자문위원장, 평통회장, 새마을회장 등을 지낸 점을 들어 갑.을구 통합에 따른 문제점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30년간 서구에 거주하며 사업체도 서구에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능인고와 대구대 총동창회장의 직함도 인맥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서중현씨의 존재는 기존 정당 관계자들에게는 큰 걸림돌이다. 서씨는 13.14.15대 총선에서 모두 낙선했지만 지역에서 상당한 고정표와 동정표도 확보하고 있어 다크호스임에 틀림없다. 서씨는 신당추진 인사들의 영입교섭을 받고 있으나 신당이 한나라당의 대안세력으로 부상할 경우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서씨는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탓에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총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밖에 전우신문 대구지사장, 서구실업자 대책의장, 국민회의 서을구 시의원 후보 등을 지낸 이상목씨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씨는 현재 국민회의 남구 지구당 부위원장으로 있다. 또 서을 지역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국민신당 출신의 차태운씨도 있다. 민주산악회 서을지부장과 한나라당 중앙상무위원을 지낸 차씨는 비산6동 새마을 금고 이사장과 동화사신도회 부회장으로 있다.

정치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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