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당초 계획과 달리 75명의 선수만이 참가한 채 초라하게 출범했으나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선수권익보호를 위한 자생조직이 탄생함으로써 한국프로야구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구단의 집요한 방해와 선수들간의 이견으로 모든 선수를 대변하는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선수협의회의 창립은 구단의 일방적 전횡에 선수들이 맞서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어렵사리 탄생한 선수협의회의 장래는 그리 밝지 않다.
장차 목표인 선수노조로 발전하기는 커녕 자칫 구단의 압도적인 힘앞에 짧은 수명을 다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선수협의회에 어떤 이유에서든 동참을 거부한 선수가 400여명에 이르는 선수 가운데 4분의3 이상이나 되는데다 삼성과 현대 등 2개 구단 선수는 아예 빠지는 등 대표성이 모호하다는 점이 가장 큰 취약점이다.
이 때문에 한사코 선수협의회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대화는 물론 사단법인 신고마저도 좌절될 가능성이 점쳐 진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던 '말뿐인' 자유계약선수(FA)제도와 연봉 담합 등의 전근대적 계약관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따르지 않는다면 제2의 선수노조사태는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이미 2차례 시도됐다 무산된 선수노조 결성이 3번째에 겨우 75명의 선수협의회라는 초라한 모습으로 성공을 거뒀지만 이번에 나타난 선수들의 참여 의지와 팬들의 성원을 감안하면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처럼 국내 프로야구에도 선수노조가 탄생할 날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선수와 구단은 이제 머리를 맞대고 선수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프로야구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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