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원 '주식 열병' 업체마다 차단 골치

근무중 주식 투자하다 3회 적발땐 권고사직 '3진 아웃제'도입 눈길

직장마다 주식에 손댔다가 빚더미에 올라 앉고 월급·퇴직금을 압류당한채 신용불량자 명단에 오르는 등 주식열병에 걸린 직원들이 속출하자 업체별로 주식증후군(스톡신드롬)에 빠진 직원을 파악, 사내 인터넷 사이트를 아예 차단하거나 근무중 주식투자 행위로 3회 적발시 권고사직 시키는 '삼진아웃제'까지 도입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포항공단 모업체의 경우 금융기관 등의 직원급여 압류건수가 지난해 연말부터 증가해 최근 100명에 육박하자 원인조사에 착수, 이들중 상당수가 주식투자로 돈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철강 관련 모 기업 역시 지난 98~99년 상반기 주식열병에 걸린 일부 직원들이 퇴직금을 챙겨 회사를 떠난뒤 한동안 잠잠했으나 증시가 폭락세로 돌아선 지난해 연말부터 다시 퇴직자가 늘고 있다는 것.

한 퇴직자는 "증시가 약세였던 98년말에서 지난해 초순 은행 등지서 빌린 투자금의 만기가 닥쳐 퇴직금으로 빚잔치를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실토했다.

실제로 지난 3개월 동안 증시에서 3천만원을 날린 공단내 ㅍ사 직원 최모(41)씨는 설날 상여금을 받은 직후 사표를 냈으며, ㅇ사 직원 김모(44)씨도 은행빚까지 얻어 2천만원을 투자했다가 날리고 요즘은 하청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에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노무부서 직원들을 수시로 내보내 주식투자 동향을 감시하고 있는 모업체 인사부장은 "직원들의 신용도 추락은 회사의 신용과 명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사내 통신문과 개별면담을 통해 주식투자 자제를 당부하고 과열투자자로 분류된 직원들의 무단 이석(移席) 및 사이버 증시 접속사실이 적발될 경우 인사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최근 증시는 개미군단에겐 승산없다'고 판단, 업무상 시황참고가 필요한 자금·회계부서를 제외한 일반 직원들의 컴퓨터에 대해 사이버증시 접속을 차단시키고 있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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