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초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일본영화 '철도원'의 원작자인 아사다 지로(淺田次郞)의 소설이 잇따라 번역.출간됐다.
1997년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한 그의 첫 소설집 '철도원'은 일본에서 140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지난해 국내 번역소개된 후 10만부 가까이 팔리는 등 우리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의 두번째 소설집인 '은빛 비'가 문학동네에서 나왔고, 장편 판타지소설 '프리즌 호텔'이 우리문학사에서 출간됐다.
모두 7편의 단편이 담긴 '은빛 비'에는 애틋한 슬픔을 자아내는 가슴뭉클한 이야기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따뜻한 인간애와 이야기꾼으로서의 탁월한 재능을 기반으로한 순수한 감동과 호소력은 그의 소설이 갖는 장점.
작가는 세상살이에 서툴고 볼품없는 남자들을 소설에 등장시킨다. 이십년전 파리에서 헤어진 화가 지망생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하는 아내를 향해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는 남편('성야의 초상'), 이용만 당하고도 자신을 버린 여자를 가여워하는 요시오('꽃과 밤')가 그렇다. 또 삼십년 동안 짐꾼으로 살면서 결혼도 하지 못한 중년 다츠오('달빛 방울')나 동경 뒷골목에서 조그만 중국 식품점을 경영하는 빈상의 왜소한 중국인 미스터 리('피에타')도 그런 인물이다.
남자들뿐 아니라 여자들도 대개 아픈 과거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옛 사랑을 잊지 못하거나,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그런 유형이다. 이러한 여자들을 볼품없는 남자들이 서툴지만 외곬으로 사랑한다.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는 이들의 순수한 사랑에 힘입어 여자들은 점차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행복을 전파하기 위해 소설을 쓴다"는 소설관을 밝힌 아사다 지로는 사랑을 통해 영혼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메마른 감성의 현대인에게 가슴 시린 감동을 전해준다. 작가의 생생한 묘사로 살아 움직이는 맑고 순수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격하지 않고 은은하다.
모두 4권의 시리즈로 된 장편 '프리즌 호텔'에는 세상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제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소위 사회 시스템에서 배척당한 위험인물들로 '언터쳐블'이다.
'감옥 호텔'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호텔에 모여든 언터쳐블은 야쿠자, 가족동반자살을 꾀하는 중소기업 사장, 현상수배범, 살인범, 추락한 아이돌 가수와 경찰 등.이들의 갖가지 사연에서 웃지못할 수많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하지만 깊은 마음의 상처를 딛고,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게 만드는 것은 '인정'과 '유머'다. 작가는 소외된 인물들의 무거운 이야기지만 결코 심각하게 말하지 않는다. 이들의 인생을 유머 가득한 문체로 풀어내 밝은 세상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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