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낮 12시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는 사자군단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피어리어 구장에서 3월8일까지 차릴 훈련캠프에는 김용희 감독, 백인천 타격인스트럭터 등 코칭스태프 9명과 주전급 및 삼성의 차세대를 책임질 유망주 32명이 참가했다.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에 적극적이었던 정경배, 김태균, 신동주 등 13명은 지난 25일 훈련지로 미리 출발했고 이번에 선수협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김기태, 이승엽 등이 떠났다.
이날 대구공항을 떠난 선수들은 그간 선수협파동의 무거운 마음을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표정들이지만 팬들의 거센 비난과 선수간의 반목, 아직 진통을 거듭하는 선수협의 장래 걱정 등이 뒤섞여 대부분 밝지 않은 표정들이다.
'구단과 거래했다'는 오해까지 사가며 힘든 결정을 내렸던 주장 김기태는 "왜 삼성선수들만 몰매를 맞아야 하느냐"고 '이유있는' 항변을 하며 후배들의 짐을 덜어주려 애썼다. 극성팬들의 무수한 비난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이번 일이 성장을 위한 담금질이 되도록 하겠다"며 '시간이 약'이라는 심정을 내비쳤다.
김용희 감독의 걱정도 크다. 이런 분위기속에 훈련이 제대로 될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은 선수들이 선수협파동과정에서 입은 상처와 선수들간의 반목을 치유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및 체력훈련 이전에 팀워크를 추스리지 못하면 올 시즌 우승은 커녕 고전할 수 밖에 없다"며 여느 때와는 다른 전지훈련이 될 것임을 나타냈다.
그런 한편 선수들은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와 선수협이 30일과 31일 대화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에 다소 위안을 삼는 분위기였다. 각 구단에서 새 대표를 뽑아 선수협을 구성한다면 KBO와 구단에서도 말리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고민을 덜 수 있으리라는 기대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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