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가 음반을 점령했다. 음향 압축기술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함에 따라 LP에서 카세트 테이프, CD로 이어지던 음반시장이 컴퓨터와 다운로드 파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차세대 음반으로 불리는 MP3가 인터넷과 PC통신을 통해 활발하게 보급되면서 디지털 음악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MP3는 컴퓨터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에서 음향만을 적용해 표준화한 디지털 기술. MPEG의 압축비율에 따라 MP2(5.5대 1)와 MP3(11대 1)로 불린다. 4, 5분 분량을 녹음하는데 기존 웨이브(WAV)파일 포맷의 경우 40, 50 메가바이트가 필요하지만 MP3는 그 10분의 1인 4~5 메가바이트로 CD에 버금가는 음질을 재현할 수 있다.
기존 CD의 경우 최대 72분까지 녹음할 수 있지만 MPEG방식의 압축시 8시간 분량의 오디오 데이터를 원음과 동일한 음질로 CD롬 한 장에 담을 수 있다. 100, 200곡이 너끈히 담길 정도. MP3 방식으로 녹음된 CD롬 한 장이면 하루종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MP3는 용량에 비해 음질이 탁월해 컴퓨터나 가전용 오디오 외에도 디지털 위성방송, 주문형 오디오 등 여러 분야에 두루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송이나 복사는 물론 가정에서도 손쉽게 제작까지 할 수 있어 그 반응이 폭발적이다.MP3 음악을 재생하는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윈플레이 3' '윈엠프' '소닉' '제트오디오' '오디오액티브' 등 자유로운 선곡과 편집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을 누구나 쉽게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사마다 버전 업된 프로그램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보다 좋은 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없이도 MP3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워크맨식 휴대용 MP3플레이어가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실리콘 플레이어'로 불리는 다양한 모델의 MP3플레이어의 등장이다. 명함보다 약간 큰 휴대용 워크맨 형태로 초소형 휴대용의 경우 65g에 불과하다. 걷거나 운동하면서도 원하는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 MP3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보다 발전된 MP3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기존 MP3플레이어가 단순 재생기능만 갖춘 것과 달리 모든 오디오 기기에서도 원하는 음악을 직접 녹음·재생할 수 있는 휴대용 엔코딩 MP3플레이어도 이미 선보였다.
MP3의 활발한 보급은 번거롭게 레코드가게를 찾아가 최신곡이 담긴 앨범을 구입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컴퓨터 통신을 통해 분당 300원 정도로 값싸게 음악파일을 전송받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21세기 가장 유력한 디지털 음향기기로 자리매김될 전망. 이 때문에 음반시장에는 엄청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가수들도 이제는 음반을 낼 필요가 없어진다. 소위 '사이버 가수시대'의 도래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신곡을 MP3 방식으로 온라인상에서 발표하면 컴퓨터와 MP3 플레이어를 갖춘 음악팬들은 누구든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인터넷이나 각 PC통신 자료실에는 MP3 파일형식으로 녹음된 최신 음악파일을 서비스하는 사이트만도 수백 개에 이른다. 원하는 곡을 마음대로 전송받아 이용하는 차원을 넘어 CD롬에 저장해 유료로 유통시키면서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MP3 파일의 PC통신 자료실 등록을 막고, 기존 자료삭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MP3로 인해 타격을 입게된 음반사와 음악저작권협회, 음반 판매점들이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설 경우 MP3의 유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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