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이 이렇게 무서운 병 인줄 몰랐읍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지역의 한 의사가 10여년동안 투병하면서 직접 겪은 고통과 신체 증상을 비롯 파킨슨병의 원인, 효과적인 치료법, 일상 생활을 위한 조언 등을 세세히 적은 46쪽 분량의 '병상 일기'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피부과전문의 허성진(許聖鎭·83·전 영신의원장)씨는 "날로 증가추세에 있는 파킨슨병의 증상과 대처법을 알리기 위해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심정으로 몸과 손이 떨리는 가운데서도 그동안의 과정을 힘겹게 적었다"며 '내가 앓고 있는 파킨슨병'이란 제목의 건강 지침서를 펴낼 계획이라고.
지난 85년 오른쪽 손가락이 가볍게 떨리는 전조증상이 나타나 89년부터 정도가 심해지더니 우울증 까지 동반됐다. 여행과 등산, 수영을 즐겨하면서 우울증은 어느 정도 떨칠 수 있었으나 94년 어느날 등산중 무릎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됐다. 이것이 바로 떨림증·우울증과 함께 파킨슨병의 주증상의 하나인 근육강직의 시발이다. 떨림증은 처음보는 사람 앞에서는 더욱 심해지지만 이 보다 자신을 더욱 괴롭히고 좌절감에 빠뜨린 것은 근육 강직과 마음은 있는데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서동증'이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한 끝에 95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지만 이미 병세는 악화된 상태였다. 얼굴표정이 사라지고, 눈이 침침하고, 목소리가 적어지고, 전신의 관절이 쑤시고, 손이 떨려 글을 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피로와 어지러움 때문에 한시간을 앉아서 못견디고 서고 앉을 때, 목 돌릴 때, 배변 때, 차를 탈 때에는 심한 고통을 느껴야 했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도수체조, 안마, 온열요법 등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 98년말 부터는 양 다리 아래 쪽 부분강직과 마비가 심해져 걸으려고 해도 첫발이 땅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아 급기야 휠체어에 의지하게 됐다. 이때부터 바깥 출입은 물론이고 실내에서도 가족들의 손을 빌려 생활하고 있다. 젓가락질은 몰론이고 단추 끼우기, 혀놀림, 음식 삼킴까지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또 약을 장기간 복용한 부작용으로 위장장애가 심하게 나타나더니 방광근육 경직이 생기면서 빈뇨가 심해지고 목소리도 적어지면서 말을 조금만 해도 숨이 차오른다. 부작용 때문에 임의로 약 복용량을 줄인 탓인지 일어설 때 발이 떨어지지 않는 정도가 심해 지난해 7월에는 동사무소를 찾아 장애자 등록을 하게됐다.
허씨는 이같은 자신의 병력을 토대로 파킨슨병의 증세를 신체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1단계, 양쪽 팔·다리에 증세가 나타나지만 균형유지가 가능한 2단계, 보행과 균형유지에 문제가 생기는 3단계, 증세가 심하지만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는 4단계, 거동이 불가능한 5단계로 구분했다.
허씨는 "현재로선 수술보다는 약물요법에 재활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파킨슨병 환자는 푸른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야 하는 한편 합병증의 요인인 비만을 막기위한 운동을 적당히 할 것을 권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풍으로 오인하는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黑質)이라는 구조물 주위에 모여 있는 뇌세포들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부족으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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