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의 마지막 대사 "나 지금 떨고 있니"가 새삼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공천결과를 기다리는 국회의원들의 심경과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기 때문이리라.
요즘 국회의원들이 떨고 있다.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 등 서슬퍼런 여론칼날에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마당에 정치적 사활이 걸린 공천심사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낙천자 명단에 오르는 등 이런저런 사유로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의원들은 더욱 그렇다. 선거구 통폐합이나 조정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은 의원들 역시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들 좌불안석
각 정당이 공공연히 대폭 물갈이설을 흘리는 것도 이들의 가슴을 더욱 졸이게 하는 대목이다.
여야가 지리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선거법 협상도 속을 들여다 보면 선거구 늘리기가 최대 쟁점이다.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의 성토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 이를 여실히 방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낙점을 받기 위해 본선 이상의 힘을 쏟고 있다.
3당은 이미 공천심사작업에 돌입, 이달 중순까지 공천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공천자 결정은 정당들의 몫이다. 그러나 후보자에 대한 심판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지켜 보아야 할 대목은 각 당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과정을 통해 인물 고르기를 하느냐 여부다.
각 당은 공히 당선 가능성, 개혁성, 도덕성 등 나름대로 그럴듯한 공천심사 기준을 정해 놓고 정확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다짐은 하고 있다.
##이 시대 국민 우매하지 않아
그러나 보스에 대한 충성도가 제1의 기준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며 계파 나눠먹기, 공천헌금 수수, 낙하산 공천 등 구시대 공천비리의 재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시대 국민들은 우매하지 않다. 누가 어떻게 공천이 됐으며 그가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는 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혜안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표로써 올바른 선택을 할 줄도 안다.
지역적 배경을 무기로 조자룡 헌칼 쓰듯 공천권을 휘두르는 만용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응징을 가할 줄 아는 용기도 갖고 있다.
공천이 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각 당은 최고의 상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역민은 떳떳한 행동 기대
의원들 또한 부정적인 정당의 행태에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특히 대구.경북 여야 의원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당선만을 위해 얄팍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모습, 지역 정서에 기대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착각 속에 공천권자나 실세들의 주변만을 맴돌며 오로지 공천에만 혈안이 돼 있는 서글픈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보이지 말아 줄 것을 주문하고 싶다.
물론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당 수뇌부에 한번이라도 더 눈도장을 찍으려는 안타까운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그리고 지역민들이 무얼 바라고 있는가, 그들을 위해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떳떳함을 보이라는 것이다. 그것 만이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더욱 확실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진정 최상의 후보라는데 부끄럼없는 속이 꽉 찬 그런 정치인이라면 떨 이유가 없지 않은가.
정택수(정치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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