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화 운곡천에 수달왕국

낙동강 상류 지천인 경북 봉화군 운곡천 10여㎞ 수계에 세계적 희귀종인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이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20~4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수달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생동물학자들은 "한반도내의 수달서식 상황은 불안정하고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10여㎞의 짧은 수계에서 이처럼 많은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보존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년째 전국의 수달서식지를 찾아 실태를 조사 중인 원창만 박사(국립환경연구원 야생동물과)는 "수차례 운곡천에서 수달의 배설물, 발자국, 먹이 흔적등을 조사한 결과, 10㎞ 정도의 짧은 수계에서 20~30마리 정도의 개체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한국수달보호회 박원수 회장도 "5년째 운곡천 일대에서 수달의 서식실태를 관찰한 결과, 봉화군 춘양면 방전삼거리와 법전면 사미정 일대 등에서 40여마리 정도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고 말했다.

본사 취재결과 최근 운곡천 방전삼거리 주변 보(洑)에서 7마리의 수달이 얼음위에서 노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편 지난 97년 산림청 임업연구원에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법전면 척곡리 사미정 일대와 운곡천 하류인 명호면 삼동리 등지에 20여마리의 수달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 이 일대를 보호구역 지정을 검토했었다.

원 박사는 "낙동강 상류 지천인 운곡천 일대 수역에는 어종이 풍부하고 1급수로 수질이 맑을 뿐만 아니라 인적이 드물어 수달이 서식하기에는 최적지여서 이처럼 많은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성용 박사(경남대 생물학과)는 "IUCN(국제자연보존연맹)의 보고서에 수달은 수(水)환경에 서식하는 포유동물로서 지구환경의 수환경이 건강한 상태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이며, 수생생태계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줄 수 있는 조절자이자 핵심종이라고 할 만큼 국제적으로 엄격한 통제와 보호를 받고 있는 종"이라고 말했다.

한 박사는 "수달은 우리나라 해양이나 하천 등에 비교적 폭넓게 분포하고 있으나 그 숫자가 감소추세로 들어섰거나 아니면 이미 사라져 버린 지역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고, 댐 저수지 건설 등으로 서식지가 고립되어 타 개체와 유전자 교환이 불가능해지고 있어 수달종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金振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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