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꽃집운영 홍용씨

30년을 변함없이 장애인들에게 자활의 꿈을 심어주고 있는 홍 용(58·경주시 용강동)씨.

경주시 용강동에서 경주수석꽃집을 경영하는 홍씨는 해마다 설날이면 장애인들을 찾아 나서기를 30년째 해오고 있다. 이들이 따뜻한 설을 쇨 수 있게 작은 선물이라도 전하고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그의 이웃 사랑이다. 3녀1남의 막내로 태어난 홍씨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보통사람들이 견디기 힘든 역경을 이겨내야 했다. 때로는 험난한 인생 파도를 만나 여러번 좌절하기도 했지만 자기 처지보다 더 어려운 장애자들을 보곤 늘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일어서곤 했다.

지난 66년 4월 협성운수에 운전기사로 입사한 그는 지난 70년부터 장애인과 불우청소년을 돕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내 불우어린이 수용시설을 누비기 시작했다.

성적은 우수하나 가난 때문에 진학치 못하는 소년소녀 가장을 돕고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그의 몫.

홍씨는 또 적은 돈이나마 매달 경주시장애인협회 은행계좌에 꼬박꼬박 입금 시키고 있다.

15년전 개인택시 운송사업을 하다 그만두고 꽃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그는 갑작스런 사업 변경으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장애인에게 보내는 성금 만큼은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3년전엔 경북장애인 복지후원회 운영이사로 위촉돼 장애인 복지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장애인협회 운영위원으로 위촉됐다.

홍씨의 후원금으로 기능공이 된 김모(25.경주시 성건동)씨는 "세상이 각박하지만 홍씨 덕분에 자립할 수 있었다"며 평생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수석채집에 남다른 취미를 가지면서 수석박사로 통하는 홍씨 집에는 지금도 다양한 종류의 수석이 가득하다. 꽃 가게도 옛날 같지 않아 월 매출 300만원에 불과 하지만 장애인을 돕는 보람으로 홍씨의 하루하루 생활은 즐겁기만 하다.

경주.朴埈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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