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 공천 고민

대구·경북지역 한나라당의 총선 물갈이설과 관련,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들이 맞이하는 설연휴는 불안에 떨고 있는 현역 지구당위원장들 보다는 조금 나을까. 결론적으로 말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들 역시 출마 지역이 정해지지 않은 관계로 지역에 내려오지도 못한 채 서울에서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이들 가운데 일부 인사들은 당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따라서 출마 예상지역이 갑자기 바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설연휴 인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이름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지역구 공천이 기정사실처럼 거론된 것과 비교할 때는 큰 변화다. 이회창 총재가 2일 기자회견에서 내비친 물갈이설로 미뤄 볼 때 이들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도 보이나 현실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당장 대구지역 의원·위원장들이 집단적으로 대폭의 물갈이설에 대해 반발할 기세다. 게다가 선거법 개정으로 13개인 선거구가 11개로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바로 자리 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발휘, 영입인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 물갈이 대상으로 떠오른 지역 가운데 일부는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지구당을 맡아 수년간 이끌어 온 케이스도 있어 정치도의상 온당치 않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지역에서 당의 인기가 괜찮다고 하니까 어려움을 함께 한 사람을 갈아치우겠다는 발상에 대한 비판이다.

일부에서는 현저하게 낮은 지지도나 경쟁력 등 교체 요인이 없는데도 영입인사를 심기 위한 물갈이 전망도 나오고 있어 잡음이 예고되기도 한다. 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입도선매(立稻先賣)한 데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당 지도부의 고민거리는 또 있다. 새천년의 개막과 함께 정치권 세대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기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이 주요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당장 지명도나 득표력만 고려한다면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가 우세하지만 이들로 교체할 경우 시대적 변화 욕구를 충족시킨다기 보다는 지역의 후보 평균 연령만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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