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출범한 오스트리아의 극우연정이 국제사회를 바짝 달궈놓고 있다. 연정의 자유당 당수인 하이더가 나치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당장 하이더의 방문을 금지한다고 발표했고 미국은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EU(유럽연합)도 정치적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 클라크 나토 최고 사령관 마저 오스트리아 방문을 취소했다. 나치원죄로부터 결코 자유스럽지 못했던 오스트리아에 마침내 나치의 망령이 일을 저지른 느낌이다. 망령이라면 우리도 쉽게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 일제(日帝)라는 망령이다. 천하가 다 아는 패전일인 8월15일을 일본은 유독 종전기념일이라 고집한다. 그렇다 치자. 그러나 지금까지 일본은 그 날이 되면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과 잘못을 되풀이 말자고 다짐했지만 지난해에는 태도를 일변했다. 일장기(日章旗)를 국기로, 기미가요를 국가로 정하는 법률을 양원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켜버리고는 패전일이었던 그 날. 일본열도는 일장기로 덮였고 기미가요로 목청이 터졌다. 우리에게는 그저 눈꼴 사나울 뿐이었다. 그 눈꼴 사나움을 보상이라도 하듯 경북도청 공보실의 권정기씨가 쾌거를 날렸다. 망령보따리 처럼 펄럭이는 일장기의 인터넷 도메인을 선점해 버린 것이다. 행정7급인 권씨가 선점해 버린 일본의 상징 일장기의 도메인 주소는 'japanflag. com'. 벌써 일본 뿐 아니라 미국의 네티즌들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더 속시원한것은 이 홈페이지를 열면 안중근의사의 일대기가 실려 있다는 점이다. 안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이유를 영문으로 올려 놓고는 일제침략의 야욕을 깡그리 소개한 것이다.권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앙칼지게 덤비듯 물고 늘어지는 독도와 관련해서도 일본의 야욕을 시원히 알려 두었다는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권씨는 일본의 자위대인 육해공군과 관련된 도메인 3개도 선점해버렸다.
이미 몇달전에는 'koreaflag.com'을 등록해 두었다. 그는 이 사이트가 태극기에 관한 관리기관인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것이 맞다고 판단, 이를 행자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도메인 선점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한 하위직 공무원의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우리의 마음을 이처럼 시원하게 하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정부 부처마다 각종 포상금제가 넘쳐나는 마당에 정작 도메인 선점 포상제도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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