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우債 환매의 마무리

2·8 대우채 환매는 큰 충격 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우채의 95% 환매가 시작되는 기간이 설, 월말등 자금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와 맞물려 투신사 창구에 대량환매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다. 더욱이 대우채 환매에 따라 투신권에서 빠져나올 자금을 노린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예금유치경쟁마저 일시적으로 벌어져 이를 부추긴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부터 지금까지 아무른 이상이나 혼란없이 환매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환매된 자금도 대부분 다른 금융상품으로 다시 유입되는 등 재예치 비율이 높았던 것은 투자자의 심리가 안정돼가고있는 징후로 볼 수 있어 대우채 환매에 따른 불안요인은 일단 제거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이 대우채 대량환매의 불안이 해소된 것은 지난해부터 은행들의 투신사에 대한 거액의 신용공여를 강요한데 이어 이번 2·8환매에 대비한 총 58조원의 3중·4중 유동성 방어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환매자금을 유치하려는 금융기관들의 경쟁을 자율적으로 자제토록 유도함으로써 환매사태의 불안이 발생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돈으로 모든 문제를 막아낼 수 있는 충분한 장치를 했기 때문에 대량환매로 인한 불안이 생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인 것이다.

그러나 2,8 대우채 환매가 충격없이 마무리됐다고 금융불안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봐서는 안될 것이다. 대우채 환매문제는 금융불안의 화급한 뇌관을 제거했을 따름이다. 또 이번 사태의 대책에서 한국은행의 금융지원등 관치금융의 심화는 경제위기 이후 회복과정에 있는 시장기능을 훼손하는 희생을 치르기도해 그 후유증을 걱정하지않을 수 없다. 1차 금융구조조정후에도 부실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여 금융부실과 불안을 초래한 투신사의 경우는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시장기능이 회복되지않고 금융기관의 부실이 그대로 방치된채 도덕적 해이를 가져온 경영진을 그대로 둔다면 제2, 제3의 금융불안 가능성과 대외신인도의 하락은 불을 보듯하는 일이다.

이제부터는 대우채 환매문제가 깨닫게 한 교훈을 철저히 실행에 옮겨야 금융불안은 근원적으로 해소될 것이다. 먼저 부실대우채 매입으로 금융권의 부실과 금융불안을 초래한 투신권 경영진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2차구조조정을 내실있게 진행하는 한편 부실 대기업에서도 여신금융권이 일대 수술을 단행해야할 것이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말할 것도 없고 통화·금리정책에서도 관치금융을 벗어나 조속히 시장기능을 회복토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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