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그로즈니점령 얼마나 갈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직무대행 겸 총리가 지난 6일 마침내 연방군의 체첸 수도 그로즈니 점령을 선언했다.

푸틴 대행은 관영 ORT-TV를 통해 "그로즈니 내 최후의 반군 저항지였던 자보드스코이 지역이 연방군에 의해 점령됐으며 체첸 정부 건물중 한 곳에 연방기가 게양됐다. 이로써 그로즈니 해방작전은 종결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TV에 나와 발표한 점령 소식이기에 그로즈니가 현재 연방군의 수중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적지만 문제는 그로즈니 점령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답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94~96년 1차전 당시에도 연방군은 본격적인 체첸진공에 앞서 94년 11월26일 기갑부대를 앞세워 그로즈니를 장악했다가 수많은 전사자를 남기고 곧장 퇴각했다.

이어 그해 12월 31일 연방군의 본격적인 체첸침공이 시작됐으며 단 3일만인 95년 1월 2일 그로즈니 중심부 장악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연방군은 1년여 뒤인 이듬해 3월 적지않은 사상자와 함께 그로즈니를 다시 반군에게 내줘야했다.

산만한 지휘체제와 러시아 내부의 반대 여론, 체첸 내부 연방군 동조세력들의 배반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지난 94~96년 1차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현재의 체첸사태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은 없지 않다.

실제로 체첸반군과 연방군측의 치열한 정보전은 물론 체첸담당 러시아 부총리부터 국방장관 그리고 현지 연방군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그 발표 내용이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않아 혼선을 빚어왔다는 것이 그 첫번째 요인이다.

지난 95년 1차전때 연방군 사령관이었던 아나톨리 쿨리코프 전 내무장관은 7일 일간 시보드냐지(紙)를 통해 "중요하고 어려운 단계가 종료됐지만 이는 결코 작전이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로즈니 점령을 선언하는 것은 실수이기 때문에 나라면 이 발표를 서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체첸에 남은 반군이 2천~7천명에 이르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그로즈니를 장악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푸틴) 대통령 직무대행이 (3월까지) 인기를 유지해 나가기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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