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도 조세형 득남

"못난 애비와는 달라야죠. 그냥 평범하게 살면서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습니다."

15년간 수형생활을 하다 지난 98년 11월 풀려나 새 삶을 살고 있는 '대도'(大盜)조세형(56)씨와 지난해 4월 혼인신고를 한 부인 이은경(40)씨가 8일 새벽 2시45분서울 강남 차병원에서 몸무게 3.53㎏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낳았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 주위 사람들이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이씨는 수술없이 정상분만했을 뿐만 아니라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여서 조씨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가 없다.

분만실 밖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리던 조씨는 출산 소식을 듣고 "만산이라 걱정했는데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반백의 나이가 훨씬 지난 지금까지 부모의 정이란 걸 모르고 살아왔다"며 "막상 아들을 낳고 보니 이제서야 나에게도 아버지가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조씨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감사한다. 모든 게 나의 의지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인 것 같다"며 두손 모아 기도했다.

그는 "아들이 무슨 대단한 일을 하기 보다는 그저 평범하게 살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신앙인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씨는 아들의 이름을 '올곧게 서라'는 뜻으로 '필립(必立)'이나 성서에 나오는 '이삭' 가운데 하나로 지을 생각이다.

경비업체인 '에스원'에서 범죄예방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조씨는 부인 이씨가 무사히 출산하자 이씨의 손을 꼭 잡으며 "일과 신앙활동 때문에 함께 지낸 시간이 너무 적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조씨가 신앙간증을 위해 지방에 다녀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워오다 한달만에 혼인 신고를 하고 신혼 살림을 차렸다.

조씨는 "오는 5월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정식으로 혼례를 올리겠다"며 "범죄예방과 교도소 인권개선운동을 계속하면서 늦게 본 아들을 올바르게 키우겠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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