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정치권 세대교체 역행

서울·수도권에서 중진 불출마와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이 드세지만 지역에서는 감감 무소식이다.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는 386(30대, 80년대 대학 재학, 60년대 출생)세대가 대구·경북 정치권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386은 커녕 475(40대, 70년대 대학 재학, 50년대 출생)세대도 눈에 잘 띄지 않아 지역은 정치권 세대교체의 '무풍지대'나 다름이 없다.

사람 구하기 조차 어려움을 겪는 여당은 논외로 치더라도 인물이 넘쳐 공천에 어려움을 겪는 야당인 한나라당은 적어도 지역에서는 세대교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특히 공천작업이 막바지로 치닫자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젊은 현역 위원장을 고령의 영입인사로 교체한다거나 현 위원장을 교체하며 비슷한 연령대로 차별화가 되지 않는 인사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대로 공천이 이뤄질 경우 대구에서는 40대 후보조차 한 사람도 없게 된다. 당 지도부도 이 때문에 발표를 앞두고 고민에 빠져 들고 있다.

실제로 대구의 경우 현역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의 평균 연령은 56.6세. 영입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평균 연령은 낮게 잡으면 58세, 높이 잡으면 62세로까지 올라간다. 경북의 경우도 현재 평균이 57.4세이지만 영입 대상자 평균은 높게 잡을 경우 62세다. 15대 총선 당시 전국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았던 지역 정치인의 연령대를 16대에 다시 더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일부를 젊은 인사들로 교체하거나 상대적으로 젊은 위원장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평균 연령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영입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은 5, 10세 정도 젊어진다. 당 일각에서도 새시대의 새기운을 담는 정치세력으로 지역에서 자리매김을 다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의 중앙당 공천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시대적인 변화욕구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급적 젊고 참신한 인물로의 교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지역의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당의 공천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새바람을 일으킬 경우 당장의 인지도는 낮더라도 오히려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평균연령만 높이는 영입은 재고해 볼 문제"라고 당 지도부의 자세가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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