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2년동안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면서 조금씩 학습수준이 나아지고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졸업후에도 다른 대학에 아들과 함께 편입학해 공부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대학을 이미 졸업한 50대 주부가 뇌성마비 장애(2급)를 앓고 있는 아들의 공부를 위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입학해 2년만에 졸업, 식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9일 오전 경남 진주시 상봉서동 진주보건대학 졸업식장에 나란히 선 관광통역과(중국어 전공) 졸업생 강순연(姜順連.52.여)씨와 김형철(金炯喆.21)씨 모자.
강씨는 이날 학교가 주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고 아들은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주는 특별상을 받았다.
강씨는 아들이 생후 3개월째 뇌염 백신주사 후유증으로 신체 절반이 마비되고 언어장애를 보이는데다 물건 사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초등학교때부터 손을 잡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고교 졸업후 아들이 수업시간에 필기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해 진주보건대관광통역학과에 함께 진학해 수업시간표도 같이 짜 공부했다.
지난 74년 영남전문대를 이미 졸업한 강씨는 대졸자 특별전형으로 입학했지만 아들은 성적이 다소 미달돼 1차에서 불합격되자 등록을 미루다 아들이 추가모집에서 합격되자 비로소 함께 등록했다.
지난해 10월 강씨 혼자 승용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때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아들을 등교시키기도 했는데 입원 1주일만에 아들이 "혼자 학교에 다녀보겠다"고 자청, 무사히 학교에 가 필기도 제대로 해온 것을 보고 가장 기뻤다고 강씨는 회고했다.
강씨 모자는 졸업과 동시에 진주산업대 농학과에 편입학해 다시 2년간 학교를 다닐 예정이며 졸업후 고향 울산으로 가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형철이가 원하고 소질이 있으면 공부를 계속 시키고 싶다"고 말하는 어머니에게 아들 김씨는 "어머니가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두손을 꼭 잡았다.
강씨는 "형철이가 혼자 힘으로 자신있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어떤 길이라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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