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수업만으로 고득점 포커스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법 개선안이 지난 6일 공개됐다. 지난해 수능시험을 출제한 출제위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인만큼 올해 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한 사실. 개선안이 실제 수능시험에 얼마나 반영될지, 해마다 들쭉날쭉했던 출제방향에 가닥을 잡아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어찌 됐든 사전에 지침을 제시한 것은 수험생이나 교사들에게 유익한 일로 보인다.

개선안의 골자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과서와 기본원리를 중심으로 수능시험을 출제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수험생들은 생길 수 있는 여러 변수에 대한 불안감을 버리고 교과서와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 고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게 수험준비의 첫 단계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신학원 진학지도실과 고3 교사들의 조언을 통해 개선안을 중심으로 한 2001학년도 수능시험 준비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언어영역

2000학년도 수능시험의 성패는 사실상 언어영역에서 갈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문 길이가 긴데다 교과서 밖 지문이 많이 출제되는 등 난이도가 다른 영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 출제위원회측은 지문 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익숙한 지문, 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을 정도의 명작을 선택해 수험생들이 이를 읽고 분석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므로 2000학년도 수능시험 결과를 보고 언어영역에 대해 공연히 주눅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학습범위를 지나치게 넓히거나 예외적이고 어려운 글감을 찾아 공부하다가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언어영역 준비의 첫 단계는 교과서 내용부터 정리하는 것.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 지문의 원전이나 익힘문제 등에 소개된 문학작품, 읽기자료 등으로 공부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2000학년도 수능시험을 의식해 너무 예외적인 읽기자료나 문제에 집착하면 시간낭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부분을 소홀히 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리탐구Ⅰ

이 영역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돼왔다. 출제위원회는 수리탐구Ⅰ 영역에 대해 학교에서 수학을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기대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교과서적 문제를 20문항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교과서 지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의미. 따라서 수학 역시 너무 어렵고 예외적인 문제보다는 교과서의 기본개념과 원리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학습자세가 필수적이다.

수능체제가 자리잡은 이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수학을 포기하고는 다른 수험생들과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것. 그만큼 수학이 쉬워졌기 때문에 여기서 평균점수를 받지 못하면 비슷한 성적대 사이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중하위권이나 수학에 자신없는 학생도 아직 시간이 충분하므로 지금부터 교과서 기본개념에 충실하면 얼마든지 고득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옆의 학생이 어려운 책을 본다고 무턱대고 따라갈 필요가 없다. 굳이 어려운 문제집을 선택해 끙끙거릴 이유도 없다. 수학교사들은 교과서에만 충실하면 누구든 80점 만점에 60점 이상 확보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수리탐구Ⅱ

예전 수능시험에서 이 영역은 평소 생각하기 힘든 문제나 들어보지 못한 내용을 만나기가 일쑤였다. 누구나 공부하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만점에 접근하기는 힘들다고 여겨졌다. 출제위원회도 이같은 문제점을 고려, 중요한 개념이나 원칙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형을 통해 다시 출제돼도 상관없으며 기출문제를 무조건 배제하거나 지엽적인 부분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나 과학탐구의 경우 주요 부분이 해를 걸러 출제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진짜 중요한 부분이 매년 출제될 수도 있으므로 유념해야 한다. 이 영역은 교과서 내용을 숙지하고 교과서의 원리를 사회·자연 현상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학습태도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

중·고 과정에서 꼭 알아야 할 중점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중학교 과정도 무시하지 말고 한번 쯤 되짚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선안에 나타난대로 일반사회와 국사에 대한 관심도 더 늘려야 한다.

▨외국어영역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한다는 평가취지에 맞춰 듣기와 말하기 문항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 50%까지 늘리거나 배점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듣기와 말하기 문항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으나 지난해보다 중점을 둘 것은 분명해졌다.

듣기와 말하기는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부터 적절한 듣기교재를 구해서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준비해나가야 한다. 문제수준이 그리 어렵지 않으므로 시간을 두고 준비하면 누구나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수능체제 이후 외국어영역의 난이도는 크게 떨어졌다. 또한 외국어는 경험학습이므로 누구나 투자한 시간에 따라 일정 수준에 이를 수 있고 한번 수준에 이르면 약간의 노력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다른 영역에 비해 투자한 만큼 쉽게 성적을 올릴 수 있으므로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기타 유의사항

수능시험을 준비할 때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단편적인 정보의 암기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요점 정리나 공식 암기에 시간을 많이 바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 학습진도에 연연하지 말고 천천히 과정을 즐기는 학습 습관을 쌓아야 한다.

문제출제가 아무리 교과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해도 변형과 응용은 불가피하다. 예상치 못한 부분의 문제도 어느 정도 출제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다양한 분야에 걸친 폭넓은 독서이다. 상식과 경험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책읽기는 어떤 의미에서든 중요하므로 틈나는대로 시간을 투자해두는 게 좋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비슷한 점수대 경쟁자 사이에 합격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논술이나 구술면접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갈수록 고득점 수험생이 양산되는 점도 주의할 대목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고득점자가 더욱 양산돼 1, 2점 또는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엇갈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특히 내신성적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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