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악문 현대…슬슬 긴 동양

"현대 선수들이 이렇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경기 후 동양 프런트 관계자)

"이상하게 팀이 어려울때 마다 동양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동양의 사정은 알지만 우리도 여유를 부릴 입장이 못됩니다. 2연패 당한 후 선수들에게 저녁을 사면서 분발을 촉구했습니다"(경기 전 현대 신선우 감독)

10일 동양이 현대에 26점차의 참패를 당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이날 경기는 양팀의 현재 성적이 뒤바뀐 느낌이 들 정도로 현대 선수들이 초반부터 독기를 품고 나왔다. 찰거머리 같은 수비로 투지를 보이며 상대를 압박했고 슛에 대한 집중력도 어느 경기보다도 높았다. 20점 이상을 벌린 3쿼터 중반에는 부상중인 이상민까지 투입, 동양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그런데 현대의 이같은 플레이 뒷면에는 신선우 감독의 현대, 동양 프런트에 대한 분풀이(?)가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최근 구단 고위층으로부터 정규리그에서 1위를 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가 SK에 밀려 2위로 처지고 중하위권 팀에 지는 등 약한 모습을 보이자 구단 관계자들이 불만을 표시, 신 감독을 은근히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또 동양 프런트에는 용산고에서 함께 농구를 한 절친한 친구였던 박광호 전 감독을 경질한데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신 감독은 박 감독이 경질되자 곧바로 현대의 고문으로 영입할 뜻을 내비치는 등 각별한 정을 보여왔다.

결론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활이 걸린 동양이 중요한 길목에서 임자를 잘못 만나 혼이 난 셈이다. 동양의 최명룡 감독이 현대와의 5라운드 대결(24일 대전)에서 어떻게 설욕할 것인지 주목해 볼 일이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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