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일 식견 있다 해도 되나

정치권에 색깔론 공방이 치열하다. 자민련은 10일 "김정일은 식견있는 지도자"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는가 하면 정치권 진출을 노리는 386세대의 색깔문제를 거론하는 등 색깔론 공세를 본격화 했다. 여기에는 한나라당도 가세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김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문제를 풀기 위한 외교적 발언"이라며 색깔공세 차단에 나섰다.

자민련 이양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고무찬양',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가면서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남북 대치상황이 엄존하고 국제적으로 끊임없이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김정일 총비서를 판단력과 식견있는 지도자로 극찬하는 것은 아무리 외교적 발언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직 대통령이 주적을 공개적으로 고무찬양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국민의 안보의식에 혼란을 가져 오고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총선을 겨냥해 선거구도를 보혁대결로 몰아가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특히 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통해 자민련의 독자노선을 강조, 반DJ 성향의 표를 결집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한나라당 이사철 대변인도 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핵과 미사일 개발 등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인물을 식견있는 지도자로 평가한 것은 충격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들의 일대 혼란이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공격했다.

한편 자민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영입하고 있는 386세대에 대해서도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이규양 부대변인은 "최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영입하고 있는 386세대는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운동권 귀족 출신"이라며 "정치권은 영입에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9일밤 방영된 일본 도쿄방송(TBS)과의 회견에서 '김정일 총비서는 대화상대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김 총비서는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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