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석에서-미샤 마이스키 대구공연을 보고

바흐 서거 250주년을 맞이하여 세계 각국의 연주자들이 바흐의 곡들로 많은 연주회를 열고 있다. 지난 10일 대구를 찾은 이스라엘의 세계적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또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만으로 연주회를 가졌는데 참으로 의미있는 연주회라 하겠다. 이날 그가 연주한 무반주 첼로 조곡은 모든 첼리스트들이 도전해야할 과제곡이기도 하다.

마이스키의 연주는 지극히 자유스런 감정의 표현과 또한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이성적인 절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마디로 성스러운 영혼의 음악이었다. 곡과 곡 사이의 작은 공간에도 청중들의 집중을 유도하며 음악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자연스런 그의 몸짓은 듣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과 자유스러움이 함께 하는 생동감 있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의 의상 또한 고정된 관념의 연미복을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복장으로 그의 자유스러운 음악세계를 더욱 더 돋보이게 했다이날 나는 첼로를 연주하는 한 사람으로서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만으로 꾸며진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과 청중과 호흡을 같이 하는 연주,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에 끝까지 성실한 자세로 겸손하게 답례하는 모습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여운이 오래 가는 아름다운 무대로 기억할 것 같다.

아울러 세계적 음악가들의 연주를 듣기 위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좋도록 이런 훌륭한 연주회가 대구에 더욱 많이 유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애규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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