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총선 앞두고 웬 검풍인가

벌써 총선이 옳바르게 치르질 수 있을 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정부는 표(票)위주의 마구잡이식 인기주의 정책을 발표하더니 이번에는 당선가능성 위주의 총선개각을 단행해 선거지상주의식 국정운영 경향을 보이고 있고 또 검찰은 총선을 앞두고 병무비리조사와 정형근의원 체포에 나서는등 서슬퍼런 검풍(檢風)분위기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형근 의원에 대한 체포시도는 명예훼손에 대한 혐의 인데도 영장도 없이 밤중에 들이닥쳐 상식과 명분을 중시하는 검찰의 통상적인 법집행과는 너무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래서 외풍(外風)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받게 했다. 그래서 청와대 진노설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특히 '작전실패'의 책임을 물어 서울지검 간부 2명을 전격좌천 시킨 것은 더욱 정치권개입 의혹을 부풀리게 하고 있다. 소장검사들 중에서는 인사권자인 법무부장관이 정상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는지 의문스럽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고 이로인해 제2의 검찰항명파동이 일어나지는 않을 까하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병역비리합동수사반은 병역비리관련자를 119명을 곧 소환하려고 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정치인이 전현직을 포함 모두 54명이나 된다. 따라서 여야는 '음모다' '아니다'는 성명전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정국은 얼어붙고 사회분위기는 긴장을 하게 되어 공정한 총선분위기 보장은 어렵게 된다. 검찰의 주장처럼 법의 집행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굳이 이렇게 해야하느냐 하는 명분론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법의 집행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통한 국민의 공정한 선택도 중요한 것이다. 정치권 개입의혹 같은 이유등으로 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이 느낄 때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게 된다는 점을 검찰은 잊지 않아야 한다.

아직도 국민은 지난해에 있은 검찰항명파동을 기억하고 있다.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는다고 국민도 느끼고 검사도 느꼈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가. 그럼점에서 여당의 법치주의론이나 야당의 야당탄압론 모두 일리는 있다. 그러므로 사안의 경중을 심사숙고 해야 한다. 사실 이 문제는 검찰의 독립성만 국민들로부터 인정 받았다면 일어날 수도 없는 문제들 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시민단체들이 개정선거법에 대한 불복종운동을 펴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므로 법질서는 상당히 흐트러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러한 때인만큼 검찰은 더욱 공정하고 독립된 법의 집행자라는 이미지를 국민으로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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