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영어패럴은 모르더라도 '레노마 와이셔츠'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진영은 이 상표를 도입해 국내 5대 셔츠 브랜드로 키운 전문 의류업체다. 지역에서는 드물게 고유 브랜드를 갖고 상품기획, 생산, 유통까지 일관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섬유도시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유독 봉제업이 허약한 대구·경북에서 봉제의류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진영의 경쟁력은 레노마 성공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95년 상표를 도입했으나 프랑스 본사로부터 얻는 지원내용은 미미했다. 일년에 서너 차례 전체 패션경향 등에 대한 조언이 고작이었다. 소재, 디자인, 색상 등 상품 기획과 생산, 영업은 전적으로 진영의 몫이었다. 진영은 이를 서울 상품기획실의 기획력, 삼성물산과 반도패션 등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우수업체로 선정되고 공업진흥청의 '품'자 마크를 획득한 품질력, '진영가족'으로 똘똘 뭉친 사원들의 영업력으로 극복했다.
그 결과 레노마 셔츠는 전국 32개 백화점에서 팔리는 고급 셔츠중 유일하게 '메이드 인 대구'제품이 됐다. 진영은 한해 80만장에 이르는 셔츠 생산량중 36만장을 대구 서구 중리동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나머지 44만장은 지역의 한 봉제업체에 임가공을 맡기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23억원. 외환위기가 닥치기 이전인 97년 5월부터 98년 3월까지 거래해온 전국 13군데 백화점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97~98년 큰 타격을 받았으나 무난히 극복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150억원으로 잡았다.
진영은 내년쯤 제2 브랜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상표 하나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데 3~5년이 걸리므로 지금부터 레노마 후속타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대구·경북 섬유산업 육성추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장영덕 사장은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으로 대구·경북 직물업체들이 고부가 직물을 생산, 20%에 이르는 수입원단을 대체해 지역 원자재와 기술로 국내 셔츠시장을 제패하는 게 진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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