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 메디컬 도전의 현장-대구 효성가톨릭대 의대

우리의 생활수준과 식생활은 선진국을 향해 가고 있지만 후진국형 전염병의 대표격인 결핵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핵은 연간 10만명당 480명이 감염, 20대 사망원인에 들어가고 있으며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10.1명꼴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결핵 환자수가 38년만에 처음으로 증가, 또 한번 결핵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여기 우리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결핵과 급성 호흡부전 퇴치를 위해 머리를 싸맨 사람들이 있다.

대구효성가톨릭대 의과대 호흡기질환 연구팀이 바로 그 주인공. 날이 갈수록 호흡기 질환자는 늘고 있지만 국내서는 호흡기 질환 분야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는 팀이 흔치 않다.

호흡기질환 연구팀은 수년간의 호흡기 질환분야 연구 및 임상경험을 가진 이상채(53·내과)·현대성(36·내과)·안욱수(49·흉부외과)·이섭(37·흉부외과)·전창호(40·임상병리과)·이영만(44·생리학교실)·박윤엽(37·생리학교실)·김종기(42·의공학과) 교수 등으로 지난 97년 구성됐다.

이상채 교수는 15년간 대구결핵요양원의 난치성 결핵환자들의 치료를 맡고 있고 전창호 교수는 지난 1993년 전국 처음으로 '중합효소 연쇄 반응법'을 임상진단에 적용, 결핵균의 조기 검출법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특히 전 교수는 지난 94년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사람에서 흔한 인형(人形)결핵균과 사람의 5~10%에서 발견되는 비인형(非人形)결핵균을 동시 감별할 수 있는 '단일 시험관 다중 중합효소 연쇄 반응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중합효소 연쇄 반응법'이란 결핵균을 별도로 배양하지 않고 객담에서 결핵균 DNA를 뽑아 100만배로 증폭시켜 하루만에 인형 및 비인형 결핵균을 감별해 내는 방법. 이처럼 치료전 인형과 비인형 결핵균의 구별이 필요한 이유는 인형 결핵균은 항결핵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비인형의 경우는 난치성으로 치료방법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들은 수년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97년 국내 최초로 결핵약 복용후 2주마다 결핵균 DNA 반응을 관찰, 항결핵제에 의한 결핵치료 효과를 판정하는 방법을 정립하는데 이르렀다.

결과 약재내성 등에 의한 결핵 환자들은 아무런 효과도 없는 항생제를 3개월이상 복용하는 불편을 덜고 일반 환자들의 경우는 결핵치료에 들어간지 1~2개월만에 항결핵제의 효과를 알아볼 수 있게 됐다.

국내 결핵환자 160여명의 객담에서 결핵균의 DNA유형을 찾아내 우리나라의 경우 결핵이 주위 사람으로부터 감염되는 빈도가 57.4%라는 점을 규명해 낸 연구팀은 올 연말이면 우리나라 대표적 결핵균의 DNA유형 200여개를 분리, 난치성 결핵의 원인 규명과 함께 결핵 퇴치에 본격 나선다는 포부다.

연구팀은 결핵 관련 연구와는 별도로 '호흡곤란 증후군'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사망률이 80%이상인 호흡부전의 원인은 물론 치료법이 현재까지 정립되지 않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영만·박윤엽·현대성 교수진은 폐세포의 산소중독이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의 원인으로 간주, 그동안 산소중독을 중화하기 위한 연구를 중점 시행해 왔다. 연구팀은 그동안의 기대할만한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부터 임상실험에 나서 결과가 나오는대로 호흡곤란 증후군의 치사율을 크게 낮추는 방법을 찾아 내겠다는 각오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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