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초점-'백남준 미술관' 대구에 건립하자

세계적 권위의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 새 천년 첫 이벤트로 지난 11일부터선보인 한국출신의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백남준의 세계'전이세계적 호응을 얻자 국내에서도 '백남준 미술관'을 건립하자는 여론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로 백씨가세계적 대가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다시한번 검증받았을뿐 아니라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백씨의 건강이 좋지 않은만큼 건립추진을 서둘러 생전에 미술관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하지만 이는 지난해부터 이미 추진되고 있는 대구지역의 백남준 미술관 건립 움직임과는 별개로 나온 것이다.

대구에서는 김천대 한은미 교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단법인 백남준후원회가 대구에 백남준 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백남준 미술관 건립 기금마련'전을 열고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등 나름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수십억원의 자금이 드는 대규모 사업을 일개 법인에서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지역 미술계의 시각이다.

때문에 현재 40여점의 백남준씨 작품을 모으기는 했지만 거액을 대줄 후원기업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고, 2002년 완공예정인 모 기관 건물 입주전까지임시로 미술관을 세울 장소마저 구하지 못해 당초 올 6월로 예정됐던 개관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법인 관계자는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찌감치 백씨의 미술관 건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던 서울지역 대기업의 경제적 지원과 함께 기획력까지 갖춘 기관등이 독자적으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 먼저 개관할 경우 대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백남준 미술관은 제 위상을 확립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백남준과 대구는 연고가 없다' '대구출신 미술인을 기념하는 미술관하나 없는 현실에서 백남준 미술관 건립은 시기상조'라는 일부의 비판도 있지만 성공적으로 건립될 경우 미술관이 가져올 유.무형의 이익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 미술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의견.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으로 평범한 탄광촌에서 세계적 관광지로 탈바꿈한스페인의 빌바오를 보더라도 대구의 확실한 문화관광상품이 될 수 있는 미술관 건립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백남준씨가 한 교수에게 대구지역에 자신의 미술관 건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일찍한국을 떠나 평생 세계를 떠돌았던 백씨를 두고 '연고' 운운하는 것도 예술의 세계화 추세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비해 자금력이나 지역적 프리미엄에서 열세인 대구에 백남준 미술관을 성공적으로 빠른 시일내에 건립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이해관계를 떠나 미술계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기업들도 힘을 모아야 할것이라고 뜻있는 지역 미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의 중진 서양화가는 "이 일은 미술인 한두명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힘들다. 법인측이 관료조직의 특성과 홍보 등에 정통한 각계 인사들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요청, 함께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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