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뻗쳐온 바다. 첨단 선박 개발과 공학·공간 이용 기술 발달 등으로 바다는 다양한 레저 공간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서고 있다.바다를 찾는 인구가 급증하고 해양 레저 공간이 해변에서 해상·해저로까지 무한대로 확장되면서 관광산업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데다 3천여개의 유인도서를 거느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바다는 더욱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더구나 볼거리가 빈약한 우리나라가 바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관광 국가로도 부상할 수 있어 해양 레저 관광개발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해양관광은 다소 역동적인 스포츠형으로 보트, 모터스키, 수상스키, 제트스키, 윈드서핑,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등이 있고 레저형은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한 각종 해변놀이, 바다낚시 등이 있으며 탐방형으로 해상유람선과 해양과학관, 수족관, 잠수정, 해중전망탑 등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바다위에 호텔과 각종 레저시설을 설치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어류의 생생한 모습을 재현하고 해양개발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양과학관과 수족관, 바다에 부유시설을 설치해 각종 고급어종을 낚을 수 있도록 한 해양낚시공원, 요트 모터보트 등 각종 소형 레저보트 등이 계류하는 마리너시설은 보편화된 상태. 또 실내에 바다를 그대로 옮겨와 전천후로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오션돔 등이 해양 레저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해양레저는 여름 한철 해수욕장을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내놓을 만한 해양관광시설이 없는 것은 물론 해양레저 산업의 규모조차 제대로 집계된 것이 없다.
전문가들은 한려수도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사계절 휴양지로 각광받는 제주도 등은 우리나라가 해양 관광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최상의 여건을 갖추고 있고 개발 잠재력 또한 엄청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여가인구의 증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다가 레저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제 해양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해양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행이라면 최근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양레저 인구의 급증에 대비, 각종 관광시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8일 부산과 경남 거제 통영, 전남 완도 보성 등 3개 시도 22개 시군을 묶어 2011년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개발한다는 남해안 해양관광벨트 개발안을 발표하는 등 해저 및 해상, 해변 종합 개발을 구체화 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경북도내 해양관광 개발 현주소는 아직 초보 단계다. 경북도내 동해연안은 청정해역과 역사문화 유적, 온천 및 산악자원, 울릉도와 독도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관광자원의 보고(寶庫)이지만 이들 자원을 연계한 관광자원 시설은 보문단지, 백암온천 등 일부 내륙형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부족한 편이다.
경북도가 분석한 동해연안의 관광객은 2000년 현재 2천154만명으로 도내 관광객의 61%를 차지하며 2002년 2천789만명, 2007년 3천611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수 해안형 관광객도 2002년 287만명, 2007년 374만명으로 예상돼 관광객의 잠재수요는 충분하다.
경북도는 이에 따라 포항~울릉도~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대(大)삼각구도 아래 포항~울릉~울진, 울진~울릉~금강산으로 이어지는 권역간 발전 체계와 보문단지~감포단지~양남관광지, 백암온천~월송해안~고래불로 연결되는 소(小) 삼각구도 거점 개발안을 설정, 기능 배분 및 추진 전략을 세우고 있다.
관광객에게는 여가공간을, 지역주민에게는 소득을 증대시킨다는 것이 목표고, 해수욕을 비롯 보트타기, 수상스키, 수중탐사, 스킨스쿠버 다이빙 등 머무를 수 있는 체재형 레크리에이션 시설 설치가 중점 사안이다.
또 관광자원에 비해 시설이 열악한 울릉도의 경우 호텔 등의 숙박 공간과 경관감상, 스포츠중심의 해양리조트를 개발, 연간 20만명선인 관광객을 2007년에는 40만명까지 끌어 올린다는 복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대구경북개발연구원의 서인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경북 동해안의 해상관광 시설은 해수욕장과 중·저급의 숙박업소가 산발적으로 분포한 초보적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도는 해양 자원 개발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는 한편 해양리조트나 휴양지 개발을 위한 민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등 도내 기초 자치단체의 해상관광 개발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취임이후 유난히 해안 관광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 온 정장식 포항시장은 새 천년 해맞이 광장을 대보면 호미곶에 조성, 올 1월 1일 한민족 해맞이 축전을 국가적 행사로 치뤄, 일출을 전국 상품화시킨데 이어 오는 2010년까지 광장일대 93만평에 5천억원을 투입, 공원으로 만들기로 하고 재원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즘도 주말이면 하루 수천명이 찾고 있는 호미곶은 수십층 높이의 해맞이 타워을 비롯 해양수족관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또 인근 해안가인 장기지역을 중심으로 풍력발전단지 등 대체에너지 국가시범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포항시는 또 포항항~금강산을 오가는 관광선을 포항항에서 취항시킨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현대그룹측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으며, 2002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준공후 대구 등 내륙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변골프장을 조성키로 하고 민자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고도 경주시 또한 해양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미 양남에 36홀의 골프장을 건설, 운영중인 코오롱그룹은 앞으로 신대리 일대 100만평에 7천억원을 투입, 콘도와 스키장 등 각종 위락시설을 개발키로 했으며 경북관광개발공사도 120만평의 감포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토지매입에 나서고 있다. 경주시는 이들 해양 공간이 준공될 경우 엑스포 및 사적지와 연계돼 명실상부한 사계절 관광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그대 그리고 나'드라마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영덕군은 백사장 길이만 20리로 국내 최대를 자랑하고 있는 대진~고래불 해수욕장을 종합휴양지로 조성키로 하고 지난해 국토 이용계획 변경 승인을 한데 이어 개발 계획 용역비로 올해 3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자연조건으로는 도내에서 해양자원이 가장 뛰어나 섬 자체가 관광지인 울릉군은 올 연말 한방향으로 개통되는 일주도로와 최근 비정기 노선으로 허가된 울릉도~독도 여객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영덕군을 찾은 관광객 125만명중 20여만명이 '그대 그리고 나' 특수 관광객이며, 이들이 찾아 뿌리고 간 소비액만도 줄잡아 4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바다와 관련된 상품을 잘만 개발하면 '노다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포항·崔潤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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