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저물가'로 장기호황을 누리는 미국의 신경제(New Economy))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대 성장과 1%미만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7%대 성장, 2.5% 물가상승률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물가를 책임진 한국은행이 내년 이후에도 2%대의 물가안정을 다짐하고 있고 성장에는 자신있는 경제체질이어서 신경제 도래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신경제가 이뤄지려면 적어도 인플레와 경기변동이 소멸돼야 한다. 그럴려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디지털 기술이 확대되면 정보 네트워크화에 따른 가격하락 효과가 클 뿐더러 수확체증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웃소싱, 다운사이징, 협력경쟁(co-opetition)등의 파급효과로 제품의 유통과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기업문화, 조직 및 분배구조를 변화시켜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신경제가 도래한다고 산업경제시대가 꼭 종언을 고한다고 할 수는 없다. 슘페터가 주창한 혁신주기(innovation wave)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은 1785년 수력방적기 출현 이래 제5기의 혁신에 해당한다. 증기·전기·전자로 이어진 각 주기는 처음엔 60년 정도 지속되다 나중에 40년쯤으로 짧아졌다. 따라서 90년대초 시작된 제5기는 약 30년후인 2020년경 새로운 혁신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기술이 그때까지 산업경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면 부가가치의 중심은 지식서비스업으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
디지털기술 이후 출현할 제6기의 기술이 이런 추세를 가속시킨다면 농업경제, 산업경제의 대를 잇는 새로운 지식경제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식경제도 가상의 제6기 기술이 정착될 때까지는 산업경제의 일부로서 병존할 수 밖에 없다. 산업경제시대의 주력인 제조업이 여전히 중요성을 띠게 된다는 말이다. 선진국들이 정보기술 못잖게 기초과학과 연관산업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을 우리는 눈여겨봐야한다.
김시환 한국은행 대구지점 기획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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