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스닥 가자" 장밋빛 꿈… 꿈…

도원텔레콤(주) 이철호(40)사장은 성공한 지역 벤처기업인 1순위로 꼽힌다. 평범한 대기업 샐러리맨이었던 그는 '직접 경영을 하고 싶다'는 뜻을 펴기 위해 8년전 척박한 벤처분야에 뛰어들었다.

퇴직금과 우리사주를 처분한 5천만원으로 지난 94년 이동통신 장비업체를 차린 이후 고품질의 PCS중계기와 영상단말기를 개발, 창업 6년만에 연매출 150억원의 견실한 기업을 일궈냈다. 직원 60명에 올 목표 매출액만 250억원.

지난해말 코스닥 등록에 성공한 그는 자사 주식의 30%를 갖고 있어 산술적 계산으론 200억원대의 재산가.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위해 1주일중 5일을 서울에서 보내고 있는 이사장은 "현재 1천억원 정도인 기업 가치를 앞으로 3년내에 1조원대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허황된 망상처럼 들릴 수도 있는'벤처 신화'.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한걸음 앞선 기술로 무장하고 부와 명예의 금맥을 좇는 벤처기업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깨비메일 개발로 인터넷메일서비스 분야에서 각광받는 (주)나라비전의 한이식(37)사장. 친구 사무실을 빌려 대구 최초 인터넷 전문업체를 차린 지 5년만에 그는 국내 유수 기업들로부터 투자제의가 쇄도하는 유력 기업 대표로 변신했다.

최근 서울로 옮긴 나라비전의 자기자본금은 44억원. 그러나 액면가 5천원인 이 회사 주식은 투자기업으로부터 주당 10만원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사장은 "직원 27명 거의 모두가 1억5천만~2억원대 자산을 지니고 있는 셈"이라고 귀띔한다. 자사 주식의 60%를 가진 한 사장은 올가을 코스닥에 등록하면 수천억원대의 '돈벼락'을 맞게 된다.

벤처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잇따르고 코스닥 투자 열기가 가시지 않는 이상 벤처붐이 계속될 것임은 자명한 일. 332개(1월말 중소기업청 집계)의 대구·경북지역 벤처기업중 코스닥 등록사만도 12개에 이른다.

지난 97년 창업한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주)민커뮤니케이션(대표 김병민·32)과 전자문서관리시스템 제작업체 (주)웰컴정보시스템(대표 최민규·40)도 코스닥 등록의'꿈'을 앞두고 있는 지역 벤처. 지난해 각각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들 기업은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서울의 벤처캐피탈과 엔젤들로부터 잇단 투자제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성공의 이면에 위험을 감추고 있는 것이 벤처의 또다른 얼굴. 하루에도 몇개의 업체들이 생겨났다 비슷한 수의 업체들이 사라진다. 벤처가 코스닥 등록이란 종착역에 다다를 확률은 불과 5%정도.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 지원총괄과 박상준 계장은 "수많은 벤처들이 코스닥을 지향하지만 코스닥 등록이 곧 성공의 전부를 의미하진 않는다"며 "코스닥에 가서도 일반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만이 진정한 벤처정신일 것"이라 지적한다.

희박한 확률에 도전해'스타 벤처'로의 발돋움을 꿈꾸는 벤처 세계에서도 부단한'자기 관리'가 필수 덕목인 셈이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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