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조사를 계속합시다.(정형근 의원)"
"그렇게는 못합니다. 수사원칙상 자정 이후 조사는 안됩니다.(검찰)"
그동안 치열한 장외공방을 벌여온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과 검찰간의 기싸움이 17일 정 의원의 검찰 출석을 계기로 정점으로 치달았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검찰에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후 2시 자진출석하겠다고 밝혀 전날 인사발표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젖었던 검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검찰은 이런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정 의원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대로 오는 23일 출두하는 줄만 알고 있었다가 허를 찔렸다는 표정이었다.
또 오후 2시 정각 버스를 타고 동료 의원과 변호인단을 대동한 채 서울지검 청사에 나타난 정 의원은 조사실로 직행하지 않고 기자실에 들러 검찰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검찰이 현역 의원인 자신에 대해 긴급체포를 시도한 경위 등을 설명하면서 '권력에 야합하는 특정검찰 세력' 등과 같은 원색적인 단어를 동원, 검찰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양측간의 기 싸움은 서울지검 1144호 특별조사실에서 이뤄진 신문과정에서 점입가경을 이뤘다.
언론대책문건 사건을 맡은 오세헌(吳世憲) 부부장 검사가 첫 신문검사로 나서 질문을 했지만 정 의원은 묵비권이 인정되지 않는 인적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때문에 조사가 진행됐지만 조서의 답변 부분은 백지상태로 남았다.
밤샘조사 여부를 놓고도 때아닌 신경전이 이어졌다.
정 의원은 자정을 넘겨서라도 빨치산 발언 등과 관련된 나머지 피고소·고발 사건을 모두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수사원칙상 밤12시 이후 조사는 안된다"며 거절하고 귀가후 재출석하거나 특조실에서 자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밤샘조사를 받겠다고 거듭 주장, 검찰 수사팀이 이 문제를 놓고 심야회의를 갖는 등 전례없는 장면이 연출된 끝에 밤샘조사 강행으로 가닥이 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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