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것이 부처'라고 했다. 무엇을 어설프게 조금 아는 것보다 차라리 모르는 편이 훨씬 낫고 속 편하기가 이를데 없다고 했으니 최근의 자민련을 들여다 보면 미상불 모르고 부처될 도리밖에 없는 것같다. 이한동 총재가 17일, 북한의 김정일을 두고 김대중 대통령이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남북간 경직된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풀어보겠느냐는 충정에서 나온 말'로 자민련으로선 재평가(?)하는 발언을 했다. 앞서 그 당의 오너인 JP는 딱히 누구라고 지적을 않은 채 '주적을 미화시키는 일이 있어도 누구하나 충고를 하는 일이 드물게 됐다'며 개탄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 실질 사주의 개탄과 고용사장의 충정속에서 이 당의 정체성을 딱 부러지게 집어 낼 똑똑한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JP는 또 '조반유리(造反有理)가 요즘 우리나라에 돌아다니고 있다'며 '실정법 위반을 부추기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이 문혁(文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67년께, 10대의 어린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의 반란에도 일리가 있다'고 충동질한 말이 그들에겐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돼 중국을 십년재난으로 휩싸이게 한 전후사정을 꿰뚫고 한 말이다. 이 총재는 같은 자리에서 그 말을 듣고도 하루 지나선 '대통령의 충정'으로 표현했으니 자민련의 보수라는 것도 겉보수와 안보수가 따로 있는지 실로 난해할 뿐이다. 2년을 합방(合房) 하고도 내각제란 태기(胎氣)조차 없는데다 이젠 오가는 말까지 험악해 일전불사는 시간문제인 듯 싶었는데 느닷없이 충정론이 나오니 과연 세간의 분석처럼 짐짓 크게 노한채 핍박받는 모습을 보여 총선에서 이득을 노리면서도 막상 공동정권의 과실은 손에서 놓기 싫어하는 것인가. 그러다가도 너무 앞으로 나갔다 싶은 생각때문에 이 총재를 내세워 뒤로 약간 물린 것인가. 이 총재는 또 음모론에 대해 '음모란 원래 증거가 없는 것'이라고 왕년의 검사다운 정의를 내렸다. 머리 나쁜 유권자들은 지지하고 싶어도 상황 자체가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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