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사는 새 세상-(7)음식쓰레기 분리 수거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주부 장모(39)씨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20ℓ짜리 종량제 봉투를 매달 10장 정도 사용했으나 이제는 5장 정도면 가능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한 이후에 쓰레기 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달에 수거회사인 원일환경에 주는 돈은 1천원. 하지만 봉투값이 2천원 이상 절약돼 전혀 불만이 없다. 처음 시행할 당시 '왜 우리 아파트 단지만 돈을 더 부담하느냐'고 반대했던 사실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진다.

◇왜 재활용을 해야 하는가

음식물 쓰레기의 최대 단점은 부패가 쉽고 환경 오염이 심하다는 것. 소각을 하려고 해도 일반 쓰레기에 비해 비용은 2배이상 들어간다. 물기가 많아 태울 때 다량의 다이옥신이 발생,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 반면 재활용을 할 경우 처리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양은 일반 쓰레기의 20%에 불과하지만 재활용이 시급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재 대구 경북지역에서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1천140여t(대구 560t, 경북580t). 이중 재활용되는 비중은 대구가 33%(185t), 경북은 43.2%(250t)에 불과하다.

◇자원화 계획

현재 대구의 경우 아파트 2만3천가구정도에서 분리 수거, 재활용하고 있으나 올 7월부터는 1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분리 수거를 의무화한다. 이렇게 되면 하루 160~170t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만 원일환경, 그린랜드, 청솔, 청록기연 등 지역 4개 재활용업체를 이용할 경우 완전 처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분리 수거를 하지 않는 아파트의 일반 쓰레기도 매립장 반입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내년부터 아파트의 분리 수거는 정착될 전망이다.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신천하수종말처리장에 하수병합처리시설을 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 탈수해 물은 미생물 먹이로 사용하고 찌꺼기는 현기성 소화조로 만들어 가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자원화 성공사례

음식물 쓰레기를 경남 합천 지렁이농장에 공급하는 지산아파트단지.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많았다. 가구당 1천원의 처리비용을 내야 했기 때문. 그러나 시행 6개월이 지난 지금, 주민들의 호응은 대단하다. 지산우방아파트 하재철 관리사무소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니 일반 쓰레기가 줄어들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생각을 주민들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만들어 오리를 사육해 성공한 경우. 하루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65t중 25t 정도를 오리 먹이로 사용한다. 쓰레기 1t 위탁처리비용이 11만2천700원이니 하루 280여만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셈이다. 여기다 오리 사육 수입액까지 감안하면 연간 4억여원의 수익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문제점

가장 큰 문제는 분리 배출이 아직 잘 안되고 있다는 점. 경산시 와촌자연농업작목반은 98년 4월 음식물쓰레기와 농부산물을 주원료로 사료를 만들다가 지금은 농부산물만으로 사료를 생산한다. 음식쓰레기 속에 병두껑, 철사 등 각종 이물질이 들어 있어 선별하는데 따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경우 분리 배출과 수거가 비교적 쉽지만 단독주택은 어려움이 많다. 현재 대구의 단독주택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35.7%. 대구시는 2002년까지 단독주택에서 발생하는 음식쓰레기도 분리 수거해 하수병합처리로 재활용 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이지 못하고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마석훈 부장은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도 도농 연계사업만 제대로 추진하면 충분히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대구시가 크게 노력하지 않은채 플랜트 사업 위주로만 가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 퇴비로 처리하는데도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다. 음식쓰레기를 활용한 퇴비는 유기성이 강한데 토양의 영양소 결핍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퇴비를 생산해도 쓸 곳이 마땅찮은 문제가 발생한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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