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8일 진통끝에 16대 총선 공천심사를 마무리짓고 후보자를 발표했으나 공천결과에 불만을 품은 일부 낙천자들의 거센 항의로 당사가 하루종일 소란에 휩싸였다.
특히 공천자 발표에서 신상우(辛相佑) 오세응(吳世應) 김윤환(金潤煥) 의원, 이기택(李基澤) 전 총재권한대행 등 당 중진들이 대거 배제되고 지역구를 신청한 현역의원 24명이 탈락한 것으로 드러나자 당내에서는 '공천 혁명'이라는 주장과 '이 총재측의 비당권파 대학살'이라는 견해가 엇갈렸다.
박세환(朴世煥) 조웅규(曺雄奎) 의원 등 일부 탈락자들은 이날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관훈클럽 토론회가 열리는 프레스센터로 달려가 이 총재를 면담, 공천탈락을 항의하고 '뒤집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또 백남치(白南治) 의원 등 일부 탈락자들은 발표에 앞서 당사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자청, "이 총재는 바른 말 잘 하고 자신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개인감정 속에 공천에서 탈락시키려는 비열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김정수(金正秀) 의원 등도 성명서를 돌리며 공천심사 결과에 강력히 반발했다.
오후로 예정된 총재단회의가 임박하면서 당내 분위기는 더욱 술렁거렸다.
지난 98년 이 총재 체제 출범이후 '개혁연대'를 이뤄온 김덕룡(金德龍) 부총재는 회의시작전 기자들과 만나 "계파배제를 명분으로 당을 독식하고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공천이지, 이게 무슨 총선 승리를 위한 것이냐"면서 "너무 교활하다", "하늘 높은 줄도 알아야지…"라며 직설적으로 이 총재를 공격했다.
특히 김덕룡 부총재는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 총재가 악수를 권하자 이를 뿌리치며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두차례 언성을 높이며 따지기도 했다.
이기택(KT) 전 총재권한대행계의 강창성(姜昌成) 부총재도 "KT를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한 것은 정상적 공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경주 출신 임진출(林鎭出) 의원은 총재단 회의가 열리는 총재실로 들이닥쳐"여성 개미군단을 구성, 목숨을 걸고 전국을 투어하면서 이 당이 망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항의하다가 10여명의 이 총재 사설경호원들에게 끌려 나오기도 했다.이날 총재단회의가 열리는 동안에도 허대범(許大梵) 의원 등 낙천자들이 찾아와 '음모론'을 제기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열린 당무회의에는 이세기(李世基) 김정수(金正秀) 이상희(李相熙) 한승수(韓昇洙) 임진출(林鎭出) 의원 등 낙천자들이 대거 참석, 자신의 탈락에 대해 거세게 반발, 진통을 겪었다.
위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이 총재는 무리하게 이를 통과시킬 경우 더 큰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 일단 당무위원들이 제기한 의견을 총재가 잘 수렴해서 반영할 것은 반영키로 하는 조건으로 이를 통과시켰다.
당무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앞에서는 낙천자와 그 지지자들이 모여 '공천심사 재고'를 요구했고, 사무처 직원들과 이 총재의 사설 경호원들은 회의장 출입구앞에서 이들의 회의장 진입을 차단했다.
오후 5시30분께 당무회의를 마친 후 이 총재는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입구반대편 출구를 통해 도망치듯 당사를 빠져나갔다.
한편 뒤따라 나오던 하순봉(河舜鳳) 총장은 씨름장사 출신인 이만기(李萬基)씨에게 지역구를 빼앗긴 김호일(金浩一.마산 합포) 의원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얻어맞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김 의원 및 지지자들과 허대범 의원 및 지지자들은 사무총장실 앞까지 쫓아가 하 총장과의 면담 및 '심사 결과 철회'를 요구하며 출입문을 막고 '농성'을 벌여 하 총장을 사실상 감금했다.
이어 1시간여 동안 사무실에 갇혀 꼼짝을 못하던 하 총장은 오후 6시30분께 사무처 직원들에 둘러싸인 채 전격적으로 '탈출작전'에 돌입, 사무처직원이 분말소화기를 농성자들에게 뿌려 이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계단을 이용해 당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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