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일하고 싶어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을 시작했는데 평생 할 일을 찾은 것 같아 기쁩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중증장애인시설인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선명요육원에서 장애인들의 생활지도교사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열(27)씨. 벤처기업이나 주식투자 등 '돈버는 얘기'로 온 세상이 떠들썩 하지만 그는 제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들과 온종일 부대끼며 일과를 보낸다.
연봉은 고작 1천만원 정도. 임금이 더 많은 다른 일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었고 학생운동을 한 전력을 살려 시민단체에서 일할 생각도 있었지만 이씨는 '소외된 이웃의 친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있다면 장애인들은 소외를 넘어 무관심 속에 지내고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 사회의 변혁 운동을 펼치고 싶은 것이 그의 작은 소망이다.
이곳에 있는 100여명의 장애아동 대부분은 부모들로부터 버림받은 터라 저마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있다. 처음엔 그도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당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조금씩 자신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아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이씨는 장애인들이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직업을 가져야 된다는 생각에 체계적인 직업재활 학습프로그램을 지난 1월부터 시작했다.
장애아동들에게 혼자서 양치질하고 밥먹고 옷입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은 물론 요육원 밖으로 나가 시내버스를 타거나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법도 가르치고 있다.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가르치는대로 익혀가는 아이들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이씨는 자신감을 가졌다.
그에겐 한가지 소원이 있다. 장애아동들이 사회에 나갈 준비를 갖춘 어른으로 성장했을 때 우리 사회가 이들을 편견없이 받아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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